교사가 되는 길이 앞으로 확 좁아진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정부가 중등(중·고교)교원 양성 규모를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사범대 이외 전공생들이 교직과목 이수를 통해 국어 영어 수학 등 공통과목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길도 사라질 전망이다.

학령인구 줄자 중등교원 양성규모 대폭 축소…교사되는 길 좁아진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시안)을 마련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13일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등교원 자격증 취득 인원은 1만9336명인 데 비해 올해 중등 임용시험 모집인원은 4282명에 그쳤다.

국어 영어 등 인기 과목의 임용 경쟁률은 20 대 1을 넘어가기도 한다. 중등 임용시험이 ‘바늘구멍’인 까닭에 사범대 학생들이 교사 대신 다른 진로를 찾는 경우가 다반사다. 교육계에선 “이런 흐름이 교육과정을 내실화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사 수요가 줄면서 교원 모집 인원은 점점 더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학교 채용 1000여 명, 신규 기간제 교사 5000여 명을 고려하더라도 교원이 과잉 양성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등교원 양성 규모를 얼마나 감축할지 명확하게 제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현재 규모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중등교원 양성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사범대, 교직과정, 교육대학원의 정원을 줄이고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구분할 계획이다. 사범대는 국·영·수 등 공통과목 중심으로 운영한다.

교직과정은 공통과목이 아니라 전문교과와 고교학점제에 따른 선택과목, 교원 자격이 없는 신규 교과 등으로 제한한다. 교육대학원은 교과교사를 양성하는 기능을 폐지하고, 1급 정교사 자격연수 등 현직교사를 재교육하는 기관으로 재편한다.

교육부는 그동안 꾸준히 교직과정과 교육대학원의 규모를 줄여왔다. 지난 2월에는 일반대학 교직과정, 교육대학원에서 각각 1800명, 1200명의 교원 양성 규모를 줄이는 내용의 ‘2020년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초등교원 양성기관인 교육대학과 종합대학 간 통합도 유도할 방침이다. 이미 지방에서는 초등교원 신규 임용 규모가 크게 줄면서 교대의 재정 압박이 버티기 힘든 수준에 이른 상황이다. 2008년 제주대와 제주교대가 통합했고, 지금은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을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예비교원의 학교실습 기간은 한 달에서 한 학기로 늘어난다. 한 달간의 교육실습으로는 예비교사들이 현장 실무를 익히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예비교사들은 한 학기 동안 학교에서 담임 보조, 수업 보조, 행정업무 지원 등을 하며 교통비 등을 받는다.

최만수/김남영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