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웃렛 /사진=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아웃렛 /사진=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웃렛이 좋은 상품을 가성비 좋게 구입하는 곳이잖아요. 저희 셋도 각자 데뷔한 가수들이기 때문에 중고 신인이지만 다들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신인처럼 파릇파릇하진 않더라도 노련함으로 대중분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신인의 각오치고는 어딘가 독특하다. 데뷔 14년 차 영기, 9년 차 안성훈, 3년 차 박성연이 뭉친 혼성그룹 아웃렛(OUTLET)이 전한 각오다.

회사 대표의 제안으로 급작스럽게 결성된 팀이었다. "5월 둘째 주쯤 그룹을 하기로 결정한 거였으니 정말 짧은 시간이었죠." 아직까지는 멤버들끼리 서로 맞춰가는 단계라고 전한 아웃렛이었다.

팀명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묻자 영기는 "사실 여러 가지가 후보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대표님이 '꿈에 작명가가 나왔는데 너네가 팀을 한다면서 아웃렛이라는 이름으로 해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의미가 좋았다. 이미 활동을 한 영기, 안성훈, 박성연이 함께 데뷔를 하면 중고 신인이지 않느냐"고 답했다.

안성훈은 "모든 게 끼워맞춰졌다. 우리 셋이 뭉치면 아웃렛과 굉장히 비슷하다. 아웃렛에는 다양한 모든 것들이 다 있다. 우리도 그렇다. 영기 형은 무대에서 흥을 담당하고, 성연이는 비주얼과 끼, 여신을 맡고, 나는 기존 혼성 그룹에는 없는 정통 트로트를 바탕으로 한이 담긴 노래를 담당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기존 아웃렛을 검색하다가 우리를 알게 되도 좋을 것 같다.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얘네가 왜 아웃렛이야?'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공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아웃렛의 데뷔곡 '돌아버리겠네'는 90년대 뉴트로 감성의 멜로디와 훅이 살아있는 댄스곡으로, 세 멤버의 통통 튀는 음색 합이 특징인 '서머송'이다. 플레이사운드의 작곡가 이진실과 알고보니 혼수상태가 작업한 곡으로, 작사에는 영기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멤버들을 한 데 묶는 공통점은 트로트다. 영기는 개그맨으로 활동하다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대표적인 '개가수'고, 2012년 데뷔해 정통 트로트의 길을 걸었던 안성훈은 '미스터트롯', '보이스킹' 등에 출연하며 주목 받았다. 박성연은 걸그룹을 준비하다 트로트로 전향, 상큼 발랄한 매력으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아웃렛은 예상을 깨고 댄스곡을 들고 나타났다. 트로트 그룹이 아닌, 혼성 댄스 그룹으로 대중 앞에 선 것. 이는 팀으로서 낼 수 있는 시너지에 집중해 기존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렇기에 '댄스를 하자'는 회사의 제안을 고민 없이 빠르게 받아들였다는 아웃렛이었다.

영기는 "트로트를 할 거라면 굳이 팀을 할 필요가 없다. 대표님이 트로트로 팀을 하자고 했다면 오히려 안 했을 거다"고 말했다. 박성연 역시 "트로트 그룹이었다면 셋이 모여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의 범위가 줄어들었을 거다"고 동의했다.

특히 안성훈은 "급작스러운 변신으로 트로트 하는 내 모습을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충격을 받거나 거부감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역시나 뭘 해도 예뻐해 주시더라. 팬분들 덕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에 영기는 "성훈이는 친엄마만 600명이다"며 항상 뜨거운 지지를 보내주는 안성훈의 어머니 팬들에 놀라움을 표했다. 박성연 또한 "나도 아팠을 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며 "화장실을 가던 중에 안색이 안 좋은 걸 보고 아픈지 묻더라. 속이 안 좋다고 하니 약도 사 주고 담요도 챙겨줬다. 진짜 엄마인 줄 알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룹 아웃렛 /사진=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아웃렛 /사진=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젠 그룹이 된 이들에게 각자의 포지션을 설명해달라고 하자 이내 인터뷰 장소가 웃음바다가 됐다.

먼저 영기는 "나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리더다. 팀 내 방송 연차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안성훈은 "아이돌들이 형이 14년차인 걸 들으면 놀란다"고 거들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어 박성연은 "홍일점이자 센터를 맡고 있다. 여기서 그나마 나이가 어려서 앳됨을 맡고 있다. 가장 어린데도 서른이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영기는 "셋이 합쳐 백 살이다"고 부연해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안성훈은 "어머니 팬들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어서 팀 내 모성애를 맡고 있다. 또 리드보컬이기도 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처음 도전하는 댄스그룹인 만큼,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영기는 "안무 연습할 때부터 힘듦이 시작됐다"며 "혼자 활동할 때는 센터를 벗어날 일이 없기 때문에 동선을 맞추는 게 어렵더라. 처음부터 끝까지 춤을 춰야 하는데 동선에 시선까지 지적을 받았다. 바닥을 보면서 옆 친구 동작을 따라 하곤 했는데 심지어 바닥도 보지 말라더라"고 하소연했다.

눈에 확 띄는 탈색 머리와 화려한 의상도 인상적이다. 영기는 "모든 걸 내려놨다"고 했다. 무슨 의미냐고 묻자 그는 "나이에 맞게 살자는 게 내 인생관이고, 성향도 보수적이다. 이 정도로 탈색을 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준비하느라 힘들어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시키는 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 내려놨다"고 털어놨다. 붉은색으로 염색을 한 안성훈은 "머리를 감을 때도 물이 계속 빠지더라. 잘 때도 베개에 수건을 깔고 자야 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룹 아웃렛 /사진=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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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룰라, 투투, 쿨, 코요태 등 혼성그룹이 가요계를 꽉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남녀가 한 팀을 이루는 게 그야말로 귀한 풍경이 됐다. 그나마 지난해 유재석, 이효리, 비가 결성했던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가 주목을 받았다.

아웃렛은 준비 과정에서 많은 선배들의 무대 영상을 보고 참고했다면서 "제1의 모티프는 쿨이었다"고 했다. 안성훈은 "쿨은 저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힐링의 노래가 많다. 우리도 그런 혼성그룹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영기는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아웃렛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콘셉트를 하는데 그 자체로 좋아해 주는 분들이 생겼다는 게 새롭고 좋다"며 팬들을 향해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안성훈은 "나는 전국의 어머님들 모성애를 자극하고, 박성연은 남녀 구분 없이 응원을 받더라. 또 영기 형은 과거 개그 프로그램에서 했던 '일진쌤'이 유튜브에서 역주행하면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면서 "전 연령층이 친근하게 느끼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끝으로 아웃렛은 "우리의 경쟁상대는 우리다. 가끔 나오는 '뽕삘'들이 유일한 경쟁 상대"라고 밝혔다. 이들은 "아웃렛을 할 때는 트로트가 아니기 때문에 바이브레이션을 다 빼고 한다. 그래서 가끔 댓글을 보면 '쟤네는 왜 이렇게 밋밋하냐'면서 실력을 아래로 보는 사람들이 있더라"면서 "어느 정도 많은 분들이 '돌아버리겠네'를 알게 됐을 때 트로트 버전을 준비해 제대로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재치 있는 포부를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