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뉴포트웨이퍼팹(NWF)이 중국계 자본에 넘어갈 전망이라고 CNBC가 소식통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는 NWF를 6300만파운드(약 98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이번주 체결할 예정이다.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중국 모바일 단말기 제조회사인 윙테크테크놀로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중국계 자본’으로 분류된다.

인수 대상으로 지목된 NWF는 영국 웨일스 남부 뉴포트에 있는 비상장사다. 1982년 설립됐으며 영국 내 몇 안 되는 반도체 제조업체 중 한 곳이다. 넥스페리아 대변인은 “NWF, 웨일스 자치정부와 NWF의 미래에 관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NBC는 이번 인수 계약이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는 충분한 양의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차량 생산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곳이 적지 않다. NWF는 자동차산업의 파워서플라이 애플리케이션에 주로 사용되는 실리콘 칩을 제조하고 있다. 더 빠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복합 반도체’도 개발 중이다.

영국 정치권에선 중국 자본에 자국 반도체 기업을 넘기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집권 보수당 내 중국연구그룹의 대표 겸 하원 외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톰 투겐트하트 의원은 기업부에 서한을 보내 “NWF는 200㎜ 실리콘과 반도체 기술 개발, 가공 설비 측면에서 영국을 이끌고 있다”며 “중국 기업에 인수되면 심각한 경제·국가안보 위협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