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포함 최종 18명 확정…"미드필더·사이드백 가장 늦게까지 고민"
김학범 감독 "최고의 움직임 보일 선수 선발…사고 한번 치겠다"
도쿄행 비행기를 함께 탈 18명의 태극전사를 추리는 고뇌의 시간을 끝낸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오로지 본선 무대 경쟁력을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김학범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고의 좋은 움직임을 보여줄 선수가 누군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날 김 감독은 연령 제한과 무관한 와일드카드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수원), 김민재(베이징)를 포함한 18명의 도쿄올림픽 대표팀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김 감독은 "병역 문제 등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와일드카드도 우리 팀의 취약 포지션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자원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사고 한번 치자, 충분히 칠 수 있다'고 얘기했다"면서 "사고 한번 치고 싶다"고 메달을 향한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 "최고의 움직임 보일 선수 선발…사고 한번 치겠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 와일드카드 선발 요인은.
▲ 우리의 취약 포지션에 꼭 필요한 자원이라 생각해 뽑았다.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거다.

-- 김민재의 경우 이적 상황 등이 해결되지 않은 걸로 아는데.
▲ 사실 아직 해결이 안 됐지만,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명단에는 일단 넣어놓고 추이를 지켜보겠다.

시간은 있다.

꼭 필요한 자원이라서 해결 방안을 반드시 찾으려 준비하고 있다.

-- 본선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데 김민재처럼 불확실성 있는 선수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 않나.

그리고 최종 엔트리 추리면서 가장 고민한 포지션과 이유도 듣고 싶다.

▲ 김민재 선발에 대한 지적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리다.

안 되더라도 플랜 B가 있으니 일단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해보자는 생각이다.

제일 고민했던 자리는 미드필더와 사이드백이다.

가장 늦게까지 고민했다.

어떤 선수가 우리 팀과 상대에 맞게 최고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결론 내려 선발했다.

-- 와일드카드는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선수들을 뽑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두 명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다.

이번에는 병역 문제 등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보면 되나.

▲ 그렇다.

상대 팀이나 우리 자체로의 여러 경쟁력을 고려했다.

일본에서 무더운 날씨, 높은 습도에 적합한 움직임 보여줄 선수가 누군지 등도 생각했다.

병역 등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최고의 좋은 움직임 보여줄 선수에 초점을 맞췄다.

-- 김민재의 플랜B와 관련해 선수 교체 규정 등 설명을 부탁드린다.

▲ 규정이 좀 바뀌었다.

원래 예비 명단 50명이 있었는데, 어제 통보를 받은 것으로는 그 이상 추가로 신청이 된다는 것으로 바뀌었더라. 그리고 첫 경기 24시간 전까지 부상 등 요인이 있으면 50명 안에서 누구든지 바꿀 수 있는 조항도 생겼다.

그래서 김민재의 합류가 불발되더라도 다음 선수가 움직이는 것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학범 감독 "최고의 움직임 보일 선수 선발…사고 한번 치겠다"
-- 이강인의 발탁 배경, 그리고 18명을 압축한 뒤 전력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

▲ 이강인은 여러 재능을 가졌고, 앞으로 한국 축구 끌고 나갈 선수이기 때문에 선발됐다고 보시면 되겠다.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저도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팀이라는 건 하나로 뭉쳤을 때 무한한 힘을 보여줄 수 있다.

저는 우리 팀과 선수들을 믿는다.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어디까지인지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 향후 일정은. 그리고 오늘 예정된 예비 엔트리 4명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도 설명해달라.
▲ 훈련은 다음 달 2일 파주(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모여서 시작한다.

김민재도 똑같이 소집되며, 18명만 모인다.

예비 엔트리 4명은 현재로선 사실 의미가 별로 없다.

50명 한도 내에서 누구든 사유가 되면 바꿀 수 있게 돼서 예비 엔트리의 명분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 남은 기간 훈련 계획과 주안점은.
▲ 선수들의 체력, 준비, 희생을 모두 체크했으니 이제부턴 팀 조직력 강화를 준비하겠다.

그리고 세트피스 훈련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득점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수비 조직력도 대회에서 중요한 부분인 만큼 잘 준비하겠다.

-- 황의조의 경우 소속팀이 프랑스 구단인데, 협의 어떻게 했나.

그리고 지금까지 주장이던 이상민이 뽑히지 않았는데, 올림픽 팀의 주장은 누구인지.
▲ 황의조는 본인의 의지가 굉장히 좋았다.

본인이 직접 나섰다.

내가 복이 있는지 굉장히 고맙더라. 미리부터 그렇게 되어서 황의조의 차출이 가능했기에 오세훈이나 조규성을 과감히 배제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모든 선수가 구단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올림픽 팀 최정예 18인을 끌고 갈 선수는 정태욱이 될 것 같다.

한 번씩 시켜보면 선수들을 잘 이끌고 가면서 리더십이 있더라. 계속 지켜보며 결정했다.

잘 할 거다.

김학범 감독 "최고의 움직임 보일 선수 선발…사고 한번 치겠다"
-- 여러 차례 소집하며 많은 선수가 탈락했고, 최종 인원 결정되고도 변수가 남은 상황이다.

선수들이 경쟁에 대한 부담감이 클 텐데 특별히 당부한 말이 있다면.
▲ 어젯밤에도 21장, 하다못해 20장, 23장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발되고 안 되고는 진짜 종이 한 장 차이도 아니다.

거르는 게 무척 힘든데, 어차피 승부의 세계이며 18명 밖에 나갈 수 없다.

선수들도 마음은 아프겠지만, 이해해줄 거라고 믿고 싶다.

-- 올림픽 이후에 카타르 월드컵 예선도 이어진다.

김민재나 황의조는 A대표팀에서도 핵심 멤버인데,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과 관련해 얘기 나눈 것이 있나.

▲ 와일드카드 보안이라거나 여러 문제가 있어서 상의하기는 어려웠다.

--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된 손흥민이 최종적으론 선발되지 않았는데 이유는. 그리고 정우영도 18명 안에 들지 못했는데 가능한 선에서 이유를 듣고 싶다.

▲ 어떤 선수가 낫다, 안 낫다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건 부적절한 것 같다.

다만 정우영은 앞으로 발전할 기량을 지녔고, 한국 축구를 끌고 나갈 선수임은 분명하다.

손흥민은 의지를 많이 보였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

-- 올림픽은 병역 문제로 부담감이 있는 대회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아울러 출사표도 밝혀달라.
▲ 중요하지 않다고 하면 말이 안 되겠지만, 아시안게임 때도 느낀 게 거기 얽매이다 보면 도리어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되더라. 그런 부분이 개입되면 좋은 움직임이나 퍼포먼스가 안 나오더라. 그래서 우선 팀이 잘할 수 있는 부분만 고려해 병역과 관계없이 필요한 자리엔 어떤 선수든 선발했다.

좋은 성적 내면 그런 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나.

다만 선수들에게 말하는 건 '사고 한번 치자', '충분히 칠 수 있다' '여러분들은 준비가 돼 있다'는 거다.

그래서 사고 한번 치고 싶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