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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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A부장은 답답하다. 거래처와의 약속이 하루 지났는데 오늘만 팀장에게 3번 결재가 안되었냐고 물었다. 답답한 것은 팀장도 마찬가지이다. 본부장이 CEO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어제는 본부장이 미팅 중인 사장에게 급하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알았다고 하고 오전에 본부장이 재차 이야기했지만, 아직도 결재가 되었다는 말이 없다.
A부장은 거래처에 연신 죄송하다고 말하고 금일 중 답신을 주겠다고 했다.
외부 중요 이슈에 대해 이 정도이니 내부 사안에 대해서는 재촉할 수도 없다.
통상 2월에 실시하는 승진은 사장 결재에 밀려 3월에 하면 빠른 편이다. CEO주관의 전략회의, 안전회의, 생산 영업회의는 연기되거나 CEO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황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CEO의 영향력인가?
본부장들도 시간 개념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전반적으로 의사결정이 늦다.
권한위임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하나에서 열까지 본부장이 전부 결재한다.
자신으로 인해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이 하지 않으면 일이 되지 않고, 일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생각한다.

사장이 바쁘면 직원들의 긴장감은 떨어진다

임원이나 CEO의 의사결정이 늦어지면, 직원들은 사전에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일을 추진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자신은 보고서를 만들어 결재를 올렸지만, 위에서 결재를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한 두 번 결재가 늦어 일이 실패가 되거나 성과가 떨어지면, 직원들은 이렇게 되는 것을 당연시한다.
어차피 결재가 늦어지니까 일을 하지 않거나 대충하게 된다. 열과 성을 다해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의사결정이 늦어져 엉망이 되었다면 어떤 기분이겠는가?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조직 전체의 활력이 떨어진다.
CEO는 새벽부터 출근해 밤 늦게까지 일을 하지만 직원들은 정시 출근에 정시 퇴근한다.
직원들의 일에 임하는 열정이 떨어지고 보고서의 질이나 수준이 갈수록 낮아진다고 특별교육을 실시하라고 한다.
리더가 바쁘면 직원들의 긴장감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
바쁘기 때문에 개개인에 대한 관심을 가져줄 수가 없다. 일에 빠져 현장을 둘러볼 시간이 없다. 외부 전문가를 만나거나 시장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시찰이나 세미나 등에 참석할 수도 없다. 전공서 한 권 읽을 시간도 없을 정도이다. 매일 지친 몸으로 퇴근해 쓰러져 잠자리에 들기에 급급하다. 일 속에 파묻혀 틀에서 벗어난 사업을 구상하거나 직원들을 성장시킬 여력이 없다. 직원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리더가 다 고쳐주거나 해결해 주기 때문에 갈수록 고민을 하기 보다 리더가 고쳐 준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어떤 사장이 존경받는가?

존경받는 사장은 어떤 면이 뛰어날까? 사장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사장이 집중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사장은 최고의사결정권자이며
사업 성과와 조직과 개인의 성장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첫째,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사장이 사업의 본질, 가치관, 사업 방향과 전략,
중점과제를 만들고 내재화 하여 실천하게 해야 한다.
임원에게 사업에 대한 같은 생각을 가지도록 가치관 정열을 하고 점검과 피드백을 줘야 한다.
둘째, 권한위임을 통해 업무를 분장하고 과감하게 의사결정을 하도록 해야 한다.
사장이 결정하는 의사결정 사안은 가능한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사장은 과제를 창출하는 사람이지 과제를 점검하고 추진하는 사람이 되면 곤란하다.
셋째, 사장은 시너지를 통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사내 조직의 시너지를 높여 나가야 한다.
개별 조직과 인원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조직과 개인의 시너지를 높여 나가야 한다.
전사적 관점을 갖고 힘을 모으도록 조직과 임직원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넷째, 대내외 네트워크를 통해 회사의 이미지 제고를 해야 한다.
사장이 사내 정치의 핵심이 되면 곤란하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더 신뢰하는 임직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장은 핵심에 집중해야 한다. 공정하게 일과 사람의 가치를 올려줘야 한다.
외부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를 통해 회사의 이미지를 올리는 활용을 해야 한다.
다섯째, 사장은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마지막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책임감을 갖고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
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책임을 질 수 없다.
그러므로 사장은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사람과 현장에 대한 관심을 내려 놓아서는 안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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