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 있는 매장 줄이어…"단순 쇼핑 아닌 브랜드 가치·문화 체험"

최근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지만, 패션업계는 특색 있는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지속해서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핵심적인 가치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며 차별화된 체험 기회를 제공하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시대의 대형 패션 매장…개성·차별화로 '손짓'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은 지난 23일 부산 해운대구 중동 신시가지에 콘셉트 매장 '더한섬하우스'를 열었다.

이 매장은 지상 4층, 연면적 1천914㎡ 규모다.

타임, 시스템, 마인 등 13개 한섬 브랜드 의류와 액세서리 등 1천여 개 제품을 볼 수 있다.

한섬은 앞서 광주와 제주에 각각 1천208㎡, 1천298㎡ 규모의 더한섬하우스 매장을 선보였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개점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850㎡ 규모다.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지하 4층, 지상 6층짜리 단독 매장 '구찌 가옥'을 문 열었다.

올해 새롭게 지은 것이 아니더라도 패션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개성 있는 매장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콘셉트 매장인 '10 꼬르소 꼬모 서울'을 강남구 청담동과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서 운영하고 있다.

특히 3개 층, 약 1천372㎡ 규모인 청담점에서는 톰 브라운과 아미, 르메르 등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다양한 해외 고급 브랜드와 함께 이탈리아식 럭셔리 카페를 즐길 수 있다.

매년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엄선해 특별 전시를 여는 등 갤러리 역할도 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자사 편집숍 비이커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한남동과 청담동에서 선보이고 있고, 자사 브랜드들을 한자리에 모은 SSF샵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마련했다.

LF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모든 자사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은 멀티 콘텐츠 스토어인 라움 이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헤지스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스페이스 에이치(H)도 서울 명동에 두고 있다.

온라인 시대의 대형 패션 매장…개성·차별화로 '손짓'
이처럼 패션업계가 온라인 퍼스트 시대에 역행하는 듯한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고집하는 것은 공간 자체를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상품 구매 여부를 떠나 차별화된 체험장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와의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도와 호감도를 높여 온라인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낳는다는 것이 패션업계의 판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며 브랜드 특유의 정체성을 온전히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LF 관계자는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매장 개념을 뛰어넘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