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연구기관들이 올해 국제 유가가 최고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고, 연평균 국제 유가는 배럴당 64∼69달러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말 대다수 기관이 예측했던 배럴당 40∼56달러에서 대폭 상향된 수치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국제금융센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S&P플래츠 등 에너지 관련 연구기관은 23일 열린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에서 이같이 관측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국제 유가가 2년 만에 최고점인 배럴당 73달러까지 오르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자 시장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참석 기관들은 상반기에 국제 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플러스’의 감산안 조정에 따른 공급 축소와 코로나19 백신 보급 및 주요국 경기부양책,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OPEC플러스의 증산 여부, 이란 핵 협상,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행 등에 따라 변동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단 현재 수준에선 올해 연평균 국제 유가가 배럴당 64∼69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3분기 평균 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68.51달러, 4분기 69.56달러로 상승해 연평균으로는 66.29달러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연평균 국제 유가를 지난해 말 48.43달러에서 올해 3월 59.85달러로 상향한 데 이어 이번에 더 올려 잡았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국제 유가가 여름철 배럴당 80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 수급 여건으로는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유법민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관은 “국제 유가 상승 요인을 점검하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국제 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0.8% 떨어진 73.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