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사용하기 시작한 2017년 수준의 ‘구조적 성장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관련 소재·부품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덕산네오룩스는 22일 0.18% 오른 5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다. 이 회사는 이달 들어서만 35% 올랐다. 같은 기간 이녹스첨단소재는 15%, 솔루스첨단소재는 7% 상승했다.

덕산네오룩스는 OLED의 핵심인 유기재료를 삼성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에 공급하는 회사다. 최근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이 화두다. 코로나19로 인한 노트북, 태블릿PC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LCD 패널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제품인 OLED 패널과의 가격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IT업계가 줄줄이 OLED 패널 채택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애플은 내년부터 아이패드와 맥북에 OLED 패널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OLED 패널을 선택하고 있다. 세계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대비 내년에 5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인 퀀텀닷(QD) OLED 라인 가동을 시작하면 또 한 번의 ‘OLED 모멘텀’이 기대된다. 하이투자증권은 덕산네오룩스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 소재·부품산업 사이클은 애플이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처음 채택한 2017년보다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납품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LG디스플레이 주가도 꿈틀거리고 있다. LCD 패널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삼성전자도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OLED TV 출시를 고려 중인 삼성전자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패널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패널 공급업체를 (LG디스플레이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원가 절감을 통해 OLED TV 가격을 낮추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김동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와 중소형 OLED 패널 부문에서 동시에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0.41% 오른 2만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