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힘들 때 같이 울어줄 친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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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프롤로그>
고도 경쟁 사회로 진입하면서 마음을 열고 진정한 우정을 나눌 친구를 찾기 힘들어졌다. 심지어 친구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무서운 뉴스가 자주 방송되기도 한다. 힘들 때 단 한 사람의 진정한 친구라도 있는 사람은 성공한 인생이라는 옛 성현의 말씀도 있다. 그만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위안을 나누는 친구가 귀한 시대이다. 영화<언터처블: 1%의 우정(Untouchable), 2011>에서 나이와 인종과 빈부의 격차를 초월하여 교감하는 우정을 보면서 힘든 삶의 여정에 큰 위안을 얻게 된다. 오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많은 사람들 중 몇 사람이나 같이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고 힘들 때 같이 울어줄 수 있는지, 스스로도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인지 생각해 본다. <영화 줄거리 요약>
승부욕이 강해 악천후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다가 경추가 부러져 전신마비가 된 프랑스의 상위 1%의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크루제 분)은 그를 돌봐줄 도우미를 찾고 있다. 그 자리에 방금 감옥에 갔다 와서 가진 거라곤 아무것도 없고 건강만 갖춘 하위 1%의 드리스(오마 사이 분)가 찾아온다. 드리스는 세 번 거절당하면 받을 수 있는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 지원서에 도장만 찍으러 온 상태였으나 필립은 그에게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2주간 자신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지 내기를 제안한다. 막무가내 성격의 드리스도 저택의 럭셔리한 욕실에 반하여 내기를 받아들이고 불가능할 것 같은 동거가 시작된다. <관전 포인트>
A. 이 영화에서 보이는 우정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하게 그들이 진짜로 겪은 일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위 1%의 남자가 상위 1%의 문화를 겪으면서 벌어지는 엉뚱한 상황에서도 거침없는 성격 덕분에 고생하는 상위 1%의 남자의 모습에서 이들 사이가 어느새 끈끈해져 있고, 누구보다도 서로를 위하는 모습에서 마음이 따뜻해온다. 서로의 부족한 점들을 채워주고 이해해가면서 서서히 소통하고 하나가 되어가며 많은 부분을 희생해가면서 서로를 위해준다. 장애인으로서, 범죄자로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는 솔직함이 그들을 묶어주고 어느새 함께 있을 때 행복한 사람, 떨어지면 불안해지는 사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B. 백만장자 필립을 돌보는 일은?
승부욕이 강하고 까다로운 성격의 전신마비 필립을 돌보는 일과는 아침 7시 전문 간호사와 함께 시작하는 타이트한 일정으로 입주 도우미들이 1주일도 채 못 버티고 줄행랑치기 십상이다. 하지만 드리스는 자유분방한 생활로 어머니 집에서 쫓겨난 상황이라 숙소가 제공되고 목욕탕이 멋진 저택에 매료되어 좌충우돌하면서도 필립을 유쾌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으로 정식 도우미로 채용되게 된다.
C. 필립을 사로잡은 드리스의 행동은?
거침없이 행동하는 드리스를 처음에는 불편하게 여겨졌지만 차츰 계산 없고 인간적인 냄새가 나자 필립은 그를 친구처럼 친근하게 대하기 시작한다.
@장애인 전용차량을 보고 "짐짝처럼 짐칸에 사람 싣기 싫은데"라며 경주용 차에 필립을 태워 과속으로 달리면서 살아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 갤러리에 미술작품을 사러 간 필립에게 "종이에 코피 좀 튄 걸 3만 유로에 사요?"라며 그를 유쾌하게 웃기며 자신도 그림에 도전한다.
@필립의 지인이 드리스의 뒷조사에서 전과자라며 위험하니 내쫓으라고 권하자 필립은 "내가 장애인이란 걸 잊고 사는 것 같거든"이라며 그 친구 출신 배경 따위 뭐 중요하겠나?라며 자신을 보통 사람으로 대하는 그를 신뢰한다.
@필립의 전동 휠체어를 개조하여 고속으로 파리 시내를 질주하면서 다른 전통 킥보드를 추월하여 승부욕이 강한 필립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D. 필립이 드리스를 돕는 계기는?
드리스가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여 그가 그린 그림을 팔아주기도 하고 같이 패러글라이딩을 타면서 자신감과 용기를 선사하기도 한다. 드리스는 필립이 장애인이지만 아랑곳 않고 보통 남자가 추구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그의 생일파티에서 클래식 음악 대신 신나는 곡을 틀어 춤을 추고 담배도 같이 피우며 마사지숍도 데려가면서 보통 사람 같은 일탈을 통해 살아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E. 드리스가 떠나며 남기는 선물은?
이복형제인 남동생이 사고를 쳐서 수습하기 위해 필립 곁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대신 들어온 도우미가 마음에 들지 않자 결국 드리스는 잠시 필립 곁으로 돌아오게 된다. 드리스는 용기가 없어 만나지 못하던 펜팔 여자친구 엘리노어와의 만남을 주선하여 필립에게 큰 행복을 선사하고 다시 떠나간다. 아름다운 우정을 보여주는 영화에는, 답답한 규율에 찌든 학생들을 자유로운 세계로 이끄는 키팅 선생(로빈 윌리엄스 분)의 <죽은 시인의 사회, 1989>와 문학적 재능을 지녔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꽃피우지 못하는 청년을 멋진 삶으로 인도하는 유명 운둔 작가 포레스트(숀 코네리 분)의 <파인딩 포레스트, 2000>가 있다. <에필로그>
전신마비로 생활에 삶의 활기가 없어져 버린 필립을 경주용 차에 태워 고속으로 질주하고 추격해온 경찰에게 응급환자라고 속이며 유유히 담배를 같이 피우며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하나의 작은 사건의 공범자가 된 두 사람의 끈끈한 우정을 보게 된다. 모든 것을 정해진 규율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서로의 마음을 열고 같이 부대끼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인생은 영원하지 않기에 일상의 작은 모험은 삶에 큰 활력소를 줄 수 있고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친구는 어떤 존재보다 소중한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고도 경쟁 사회로 진입하면서 마음을 열고 진정한 우정을 나눌 친구를 찾기 힘들어졌다. 심지어 친구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무서운 뉴스가 자주 방송되기도 한다. 힘들 때 단 한 사람의 진정한 친구라도 있는 사람은 성공한 인생이라는 옛 성현의 말씀도 있다. 그만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위안을 나누는 친구가 귀한 시대이다. 영화<언터처블: 1%의 우정(Untouchable), 2011>에서 나이와 인종과 빈부의 격차를 초월하여 교감하는 우정을 보면서 힘든 삶의 여정에 큰 위안을 얻게 된다. 오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많은 사람들 중 몇 사람이나 같이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고 힘들 때 같이 울어줄 수 있는지, 스스로도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인지 생각해 본다. <영화 줄거리 요약>
승부욕이 강해 악천후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다가 경추가 부러져 전신마비가 된 프랑스의 상위 1%의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크루제 분)은 그를 돌봐줄 도우미를 찾고 있다. 그 자리에 방금 감옥에 갔다 와서 가진 거라곤 아무것도 없고 건강만 갖춘 하위 1%의 드리스(오마 사이 분)가 찾아온다. 드리스는 세 번 거절당하면 받을 수 있는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 지원서에 도장만 찍으러 온 상태였으나 필립은 그에게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2주간 자신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지 내기를 제안한다. 막무가내 성격의 드리스도 저택의 럭셔리한 욕실에 반하여 내기를 받아들이고 불가능할 것 같은 동거가 시작된다. <관전 포인트>
A. 이 영화에서 보이는 우정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하게 그들이 진짜로 겪은 일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위 1%의 남자가 상위 1%의 문화를 겪으면서 벌어지는 엉뚱한 상황에서도 거침없는 성격 덕분에 고생하는 상위 1%의 남자의 모습에서 이들 사이가 어느새 끈끈해져 있고, 누구보다도 서로를 위하는 모습에서 마음이 따뜻해온다. 서로의 부족한 점들을 채워주고 이해해가면서 서서히 소통하고 하나가 되어가며 많은 부분을 희생해가면서 서로를 위해준다. 장애인으로서, 범죄자로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는 솔직함이 그들을 묶어주고 어느새 함께 있을 때 행복한 사람, 떨어지면 불안해지는 사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B. 백만장자 필립을 돌보는 일은?
승부욕이 강하고 까다로운 성격의 전신마비 필립을 돌보는 일과는 아침 7시 전문 간호사와 함께 시작하는 타이트한 일정으로 입주 도우미들이 1주일도 채 못 버티고 줄행랑치기 십상이다. 하지만 드리스는 자유분방한 생활로 어머니 집에서 쫓겨난 상황이라 숙소가 제공되고 목욕탕이 멋진 저택에 매료되어 좌충우돌하면서도 필립을 유쾌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으로 정식 도우미로 채용되게 된다.
C. 필립을 사로잡은 드리스의 행동은?
거침없이 행동하는 드리스를 처음에는 불편하게 여겨졌지만 차츰 계산 없고 인간적인 냄새가 나자 필립은 그를 친구처럼 친근하게 대하기 시작한다.
@장애인 전용차량을 보고 "짐짝처럼 짐칸에 사람 싣기 싫은데"라며 경주용 차에 필립을 태워 과속으로 달리면서 살아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 갤러리에 미술작품을 사러 간 필립에게 "종이에 코피 좀 튄 걸 3만 유로에 사요?"라며 그를 유쾌하게 웃기며 자신도 그림에 도전한다.
@필립의 지인이 드리스의 뒷조사에서 전과자라며 위험하니 내쫓으라고 권하자 필립은 "내가 장애인이란 걸 잊고 사는 것 같거든"이라며 그 친구 출신 배경 따위 뭐 중요하겠나?라며 자신을 보통 사람으로 대하는 그를 신뢰한다.
@필립의 전동 휠체어를 개조하여 고속으로 파리 시내를 질주하면서 다른 전통 킥보드를 추월하여 승부욕이 강한 필립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D. 필립이 드리스를 돕는 계기는?
드리스가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여 그가 그린 그림을 팔아주기도 하고 같이 패러글라이딩을 타면서 자신감과 용기를 선사하기도 한다. 드리스는 필립이 장애인이지만 아랑곳 않고 보통 남자가 추구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그의 생일파티에서 클래식 음악 대신 신나는 곡을 틀어 춤을 추고 담배도 같이 피우며 마사지숍도 데려가면서 보통 사람 같은 일탈을 통해 살아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E. 드리스가 떠나며 남기는 선물은?
이복형제인 남동생이 사고를 쳐서 수습하기 위해 필립 곁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대신 들어온 도우미가 마음에 들지 않자 결국 드리스는 잠시 필립 곁으로 돌아오게 된다. 드리스는 용기가 없어 만나지 못하던 펜팔 여자친구 엘리노어와의 만남을 주선하여 필립에게 큰 행복을 선사하고 다시 떠나간다. 아름다운 우정을 보여주는 영화에는, 답답한 규율에 찌든 학생들을 자유로운 세계로 이끄는 키팅 선생(로빈 윌리엄스 분)의 <죽은 시인의 사회, 1989>와 문학적 재능을 지녔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꽃피우지 못하는 청년을 멋진 삶으로 인도하는 유명 운둔 작가 포레스트(숀 코네리 분)의 <파인딩 포레스트, 2000>가 있다. <에필로그>
전신마비로 생활에 삶의 활기가 없어져 버린 필립을 경주용 차에 태워 고속으로 질주하고 추격해온 경찰에게 응급환자라고 속이며 유유히 담배를 같이 피우며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하나의 작은 사건의 공범자가 된 두 사람의 끈끈한 우정을 보게 된다. 모든 것을 정해진 규율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서로의 마음을 열고 같이 부대끼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인생은 영원하지 않기에 일상의 작은 모험은 삶에 큰 활력소를 줄 수 있고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친구는 어떤 존재보다 소중한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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