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이 15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이 15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외교부가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의 ‘일대일로’ 대항마로 발표한 글로벌 인프라 구상인 ‘더 나은 세계재건(B3W)’에 대해 “별도의 참여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B3W에 대한 정부 입장에 대해 “우리나라는 G7 정상 공동성명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아직 상세 실행 계획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우리나라가 G7 정상회의에 이번에 참여하고 실질적 기여를 해오고 있는 만큼 향후 G7 내 관련 논의 동향과 구체화 과정을 추가로 파악하면서 이를 토대로 우리 입장을 종합적으로 정립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은 영국은 12일 “G7 정상들은 개발도상국들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 구조를 변환할 새로운 계획에 합의하기로 했다”며 B3W 구상을 공개했다. 이어 “B3W 계획은 G7 국가들이 협력해 아프리카의 철도 사업부터 아시아의 풍력 발전에 이르기까지 필수 인프라 건설을 위해 양질의 금융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저소득국의 인프라 개발 요구에 부응하면서 투명하고 높은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구상으로 중국의 ‘일대일로’를 정면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대일로 구상과 전면 배치되는 B3W 구상으로 인해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곤란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대변인은 “G7정상회의에 한국은 4개 초청국 중에 한 국가로서 참여했다”며 “공동성명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열린 사회 성명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B3W 구상이 포함된 성명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미 정부 차원에서 협력하기로 말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과의 협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도 밝혔다. 최 대변인은 ‘정부의 일대일로와 연계협력 의지가 유효하냐’는 질문에 “정부는 계속해서 강조해온 바와 같이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 등 우리의 협력 원칙에 부합하고 우리 국익과 지역 및 글로벌 평화 번영에 기여한다면 어떤 협의체나 지역 협력 구상과도 협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중점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과 한국 정부가 역점을 둔 신남방·신북방 정책의 접점을 찾아 함께 해나가는 데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