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커머스 카페. 사진=한경DB
카카오커머스 카페. 사진=한경DB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커머스가 카카오의 품으로 다시 돌아간다. 전자상거래 시장 본격화를 앞두고 카카오가 재정비를하기 위해서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를 100% 흡수합병한다. 카카오는 내주 이사회를 열어 합병 안건을 처리한다. 카카오커머스는 지난 2018년 12월 카카오로부터 분사했다. 카카오로 돌아간 카카오커머스는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운영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는 CIC 대표를 맡는다.

전자상거래 사업 본격화를 위해 이번 합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최근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카오점(店)'을 준비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매일유업 유한킴벌리 삼성전자 등 제조사와 입점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입점 업체에게 이용자 데이터까지 제공하는 개방 플랫폼을 지향한다.

카카오점은 네이버 쿠팡 등이 운영하는 플랫폼과 같이 종합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카카오커머스가 지금까지 진행해온 '선물하기'(카카오톡 기반 전자상거래) '톡딜'(공동구매) '카카오메이커스'(사전 주문 구매) 등 특수 전자상거래 사업과는 다르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커머스 무게중심이 작은 시장을 타겟팅하는 특수 플랫폼에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더 큰 물에서 놀아야 하니 규모감 있게 본사와 함께하는 것으로 판단했다"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종합 플랫폼 사업 강화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 쿠팡의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8%, 13%다. 본격적인 종합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도입하지 않은 카카오는 2%에 불과하다. IT업계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 시장의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합병으로 카카오커머스 기존 사업을 더욱 키울 수도 있다. 선물하기, 톡딜 등은 본사가 운영하는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과 연계해 운영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카카오톡 기반으로 벌어들이는 커머스 수익과 광고 수익의 합인 '톡비즈' 부문 매출은 지난해 1분기 2247억원에서 지난 1분기 3615억원으로 늘었다. 합병으로 카카오톡과 커머스 간 시너지가 커지며 톡비즈 부문 매출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커머스 스타일사업부문과 여성 패션 전자상거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고 있는 크로키닷컴과의 합병은 그대로 진행된다. 합병을 위해 카카오커머스는 스타일사업부문을 다음달 인적분할한다.

구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