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육군, 간부 주거시설 수요 과다책정…예산낭비 우려"
육군이 장교나 부사관에게 제공하는 주거시설의 수요를 실제보다 과하게 책정해 예산이 낭비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군사시설 사업추진 및 관리실태'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각 부대로부터 주거시설에 대한 수요를 제출받아 이를 지난해 5월 국방부에 보고를 했고, 국방부는 이를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에 반영한 뒤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원산정 기준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고, 다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위·중사가 사용하는 관사의 경우 2천409명, 중위나 소위가 사용하는 간부숙소의 경우 2천737명의 수요가 과다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만약 육군본부가 취합한 자료를 바탕으로 주거시설을 새로 건립했다면 관사 4천700억여원, 간부숙소 2천700억여원 등 7천4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낭비될 수 있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병사들을 위한 주거시설 관리계획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병사들에게 주어지는 병영생활관 가운데 현대화사업이 완료된 생활관 1천339개동을 살펴본 결과 2025년이 되면 61개동 건물 전체가 남아돌게 되고, 56개 동에서는 유휴공간이 남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런 남는 공간을 제대로 활용할 경우 1천189억원 가량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육군참모총장에게 간부 주거시설 소요를 재산정해 국방중기계획에 반영하고 병영생활관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는 등의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