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1조2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미래 먹거리인 항공·우주 분야를 통한 도약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흥행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시세보다 15% 이상 싼 신주를 손에 넣기 위해 주주와 임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에 참여할 전망이다.

'플라잉카' 올라탄 한화시스템, 유상증자 흥행 예고
한화시스템은 1조243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해 다음달 3~4일 주주들과 우리사주조합을 상대로 청약을 진행한다. 그동안의 주가 흐름을 반영해 오는 31일 신주 발행가격을 확정할 계획이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은 총 7868만9000주로 현재 발행주식(1억1023만389주)의 71.3% 규모다. 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새 먹거리인 항공·우주 분야 인수합병(M&A) 및 연구개발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뛴 주가가 증자 발표 이후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아 어렵지 않게 증자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한화시스템 주가는 1만8300원으로 신주 발행 예정가격(1만5800원)을 15.8% 웃돈다. 1년 전보다 123.9% 올랐다. 지난 3월 말 증자 발표 이후 주식 가치 희석 우려로 조정받았지만 최근 반등하고 있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는 신주 상장일(6월 23일)까지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으면 쏠쏠한 시세 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신성장동력인 항공·우주사업을 발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항공·우주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해외 기업에 잇달아 투자하고 있다. 특히 ‘플라잉카’로 널리 알려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관련 기업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1월 에어택시 기체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한 개인항공기(PAV) 개발업체 오버에어 지분 30%를 사들였다. 최근엔 오버에어 지분 추가 매입과 또 다른 UAM 기업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2024년까지 에어택시 기체를 개발하고 2025년부터 에어택시 시범 운행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사일 지침을 해제하기로 합의한 것도 한화시스템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한국이 탄두 무게 제한 없이 사거리 1000㎞ 이상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게 돼 우주기술을 더욱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어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위성 안테나업체인 영국 페이저솔루션(현 한화페이저)과 미국 카이메타를 인수하는 등 인공위성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지분율 48.99%)가 배정받은 신주 물량의 120%까지 청약하기로 한 것도 호재다. 2대 주주인 에이치솔루션(13.41%)도 똑같은 조건으로 초과 청약할 예정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