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뤠이·이노번트…中 면역항암제 시장 급성장
세계 제약업계에서 지난 5년간 가장 큰 화두는 면역항암제의 등장이었다. 암세포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강화해 종양의 위치와 상관없이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 등장한 것이다.

처음으로 PD-1 억제제라고 불리는 이 종류의 약품을 개발한 머크와 BMS사는 해당 약품을 바탕으로 현재 연간 15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로슈사는 해당 종류의 약품이 전체 제약시장의 10% 사이즈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런 새로운 항암제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었다. 환경오염이나 식습관 변화 등으로 인해 폐암이나 간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입에 대한 문호를 적극적으로 열어 기존의 항체를 기반으로 한 표적항암제 시대보다 훨씬 빠르게 면역항암제를 받아들였다.

중국은 신약 수입과 더불어 중국 내에서 자체 개발 및 생산하는 면역항암제 개발을 서둘렀다. 베이진(BGNE US), 이노번트(1801 HK), 준시(1877 HK), 헝뤠이(600276 CH)가 선두권에서 면역항암제를 개발했고, 2019년 출시하자마자 이노번트의 경우 월매출 100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존에 제약사업을 해보지 않았던 신생 바이오벤처 업체가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하고, 눈부신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약품을 개발하는 회사가 중국 내에만 10여 개에 달하고, 이미 4개 업체가 상업 판매와 보험 등재까지 완료하면서 시장에서는 과당 경쟁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국가의료보험기구와의 약가협상기간에 매년 PD-1 저해제 계열의 약품은 약가가 50%씩 내려갔다. 이리하여 출시 초기 연간 치료비가 20만위안이던 약품 가격이 최근에는 4만위안 수준으로 높아졌다.

결국 PD-1이라는 주요 약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중국 현지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혁신의약품 개발을 가능하게 했고, 싼 가격에 환자에게 제공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의료보험 재정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도 비록 IT 등의 분야에서 갈등을 겪고 있으나 중국으로부터 바이오 의약품 수입을 늘려나가고 있다.

향후의 관전 포인트는 현금 창출과 회계적 이익 달성이다. 지금까지 연구개발(R&D)에 대한 과당 경쟁으로 지속적인 적자 경영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제약사로 성장하려면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R&D 투자 규모를 유지하면서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는 오히려 보수적으로 기존의 대형 제약사였으나 공격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혁신 신약으로 바꾸는 데 성공한 헝뤠이(600276 CH)와 같은 제약사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

우건 < JK캐피털 매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