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히트친 제네시스, 올여름 유럽서 달린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여름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미국 중국에 이어 고급차 본고장인 유럽에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본격 경쟁에 나선다.

제네시스는 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현지 주요 매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콘퍼런스를 열어 유럽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말 출범 5주년을 맞은 제네시스는 유럽 진출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역동적인 우아함’으로 대표되는 디자인 철학 등을 내세워 올여름 독일 영국 스위스 등 유럽 각 지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6월 대형 세단 G80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를 시작으로 중형 세단 G70와 중형 SUV인 GV70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 전략 차종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럽에 내년까지 3종의 전기차도 투입한다. 지난달 공개한 G80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전용 전기차 등 2종을 더 내놓기로 했다.

제네시스는 독일 뮌헨과 영국 런던, 스위스 취리히에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열기로 했다. 비대면으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 플랫폼도 선보인다.

제네시스는 지난달부터 중국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상하이에 스튜디오를 열고, G80와 GV80를 출시했다. 작년까지 부진하던 중국 시장에서 올해 제네시스로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선 이미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에만 3294대 팔렸다. 작년 4월보다 308.7% 증가한 실적이다. GV80가 1895대나 판매됐다.

제네시스뿐만이 아니다. 다른 차량의 판매도 크게 늘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15만994대를 팔며 3월(14만4932대)에 이어 두 달 연속 새로운 기록을 썼다. 미국 월 판매량이 15만 대를 넘어선 것은 1986년 진출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차는 작년 4월보다 132.4% 증가한 8만817대(제네시스 포함), 기아는 121.3% 늘어난 7만177대를 판매해 각각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차종별로 보면 현대차는 투싼(1만6901대) 아반떼(1만4249대) 싼타페(1만470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기아는 K3(1만2504대) 쏘렌토(1만40대) K5(9626대) 순이다.

미국 시장 돌풍은 SUV가 이끌고 있다. 현대차 SUV 판매량은 136.8% 증가한 5만447대, 기아는 137.3% 늘어난 4만156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높은 성장률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국 공장 가동 중단과 판매 부진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김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