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은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 시장의 최강자로 꼽힌다. 잇몸질환 치료제 시장 1위 제품인 인사돌을 비롯해 마데카솔(피부질환 치료제), 센시아(정맥 순환 개선제), 치센(먹는 치질약), 오라메디(구내염 치료제), 훼라민큐(여성 갱년기 치료제) 등 각 분야 ‘챔피언’을 대거 거느리고 있어서다.

이렇게 히트 상품으로 가득찬 일반의약품과 달리 전문의약품 분야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국내에서 31개나 나온 신약을 하나도 품지 못해서다.

동국제약이 국내 제약업계 리더로 올라서기 위해선 전문의약품 부문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국제약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최근 자체 개발 중인 전립선비대증 치료 복합제 개량신약 ‘DKF-313’에 대한 연구자 모임을 열었다. 서울아산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20여 개 임상시험 시행기관의 연구자들이 모여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논의했다. 연구자들은 오는 6월 양성 전립선비대증을 진단받은 만 45~80세 환자 총 654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하기로 했다.

DKF-313은 전립선 용적을 줄여주는 ‘두타스테리드’와 하부요로 증상 개선 효과가 있는 ‘타다라필’을 복합한 개량신약이다. 두 제품을 섞은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동국제약이 처음이다.

DKF-313은 기존 약의 복용 편의성을 끌어올린 개량신약이지만 동국제약이 들인 공은 신약에 못지않다. 2012년에 시작해 2023년 출시 계획인 만큼 개발 기간만 10년이 넘을 전망이다.

동국제약은 이 제품이 나오면 4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중국 유럽 미국 등 해외 진출을 위해 현지 제약사 등과 진출 계획을 협의하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은 2024년 4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DKF-313을 시작으로 전문의약품 부문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