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홍재희 씨는 전날 서울 사당동 태평백화점 인근에서 열린 박 후보 동작구 집중유세 현장에서 자신을 “28세의 평범한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하며 박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 그는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용기 내 올라온 것은 모든 20~30대 청년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다는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홍씨는 “저 역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와 집값 상승 등으로 현 정부에 불만이 컸다”며 “하지만 분노를 가라앉히고 이 문제를 바로잡을 진실한 후보를 선택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오 후보가 시장이 되면 시장 재임 기간에 어떤 거짓말을 못 하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도 지적했다.
연단에 올랐던 홍씨는 지난달 초까지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홍씨는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당 활동과 대변인직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 측은 홍씨가 연설자로 나선 경위에 대해 “기획안에 전직 당직자라고 기재되지 않았고 (연설도) 사전에 준비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 측 해명과 달리 민주당 대학생위 차원에서 유세에 나설 연설자를 사전에 조율한 정황도 드러났다. 대학생위 관계자는 “(홍씨가) 요즘 선거 상황을 보고 박 후보를 응원하고 싶다고 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세 논란을 놓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박영선 캠프의 한 관계자는 “청년들이 분노하는 지점이 이 같은 이중성이란 점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며 “‘눈 가리고 아웅’인 짓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 광장에서 열린 오 후보 유세 현장에서 연설한 ‘27세 취업준비생’도 일반 시민이 아니라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당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연설자는 “저는 당원도 아니고 (오세훈) 캠프 사람도 아닌 일반인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 소속 ‘정책네트워크 드림’에서 활동한 바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분은 당원도 당직자도 아니고 비당원 위주인 당의 비공식 조직에서 활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현/고은이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