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과 할 줄 아는 것은 다르다. 무언가 배움이 시작되면(學) 그 위에 자신의 생각을 더하고(思), 체득(習)한 사람을 고수라고 부른다. 그래서일까, 고수는 확실하게 구분된 특별함(特)이 묻어 나온다.
[이종범의 셀프리더십] 탁월한 리더의 흔적(學_思_習)
特(특별할 특)이란 오랜 경험이 함축된 것으로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남다름을 이르는 말이다. 차별된 무엇이 있고, 일반적으론 접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고민의 흔적을 품고 있다.

特은 持(가질지)에 丿(삐침)이 더해진 것으로,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무언가 구분된 한 가지를 확실하게 더하면 남다름을 뜻하는 특별함이 된다고 해석하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의 나에 만족하기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한다.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방법이나 도구일 수도 있고, 자기만족을 위한 절제 또는 성취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특별하다는 칭호를 얻는 사람들은 현재의 나를 정확히 이해하고(學), 확실히 구분된 생각(思)이나 아이디어를 더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그것을 할 줄 아는(習) 사람들이다.
[이종범의 셀프리더십] 탁월한 리더의 흔적(學_思_習)
스티브잡스

그는 직관적 디자인과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이미지를 추구했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엔 없는 독특함을(디자인, 기능…) 확실하게 더 함으로써, 아이폰은 특별하다는 이미지를 소유할 수 있었다. 일례로 획일적인 자판을 없애고 그 자리까지 화면으로 사용한 디자인은 쉽게 생각하면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이는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당시 핸드폰은 화면+자판이 공존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판이 없는 핸드폰은 생각할 수 없는 이상함이었다. 이것이 정말 쉬운 일이었다면 이미 핸드폰 시장을 앞서간 노키아 같은 기업에서 시장화에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아이폰 이후 경쟁사의 핸드폰 전면에서 자판이 사라졌다. 또 하나 생각해 볼 것은 핸드폰을 핸드폰이 아닌 새로운 사무기기로 탈바꿈시킨 점(통화, 문자, 인터넷, 카메라, 음악기기, 음성 인식…)이다. 이는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핸드폰이라는 기기에 융합시킨 것으로, 이전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가치를 소유할 수 있게 한 점에서 남다른 고민이 엿보인다. 새로운 가치가 함축된 통신 사무기기, 아이폰은 그동안 주연으로 인정받던 수많은 제품들을 세상에서 지우거나 위축시켜 버렸다.

과거의 핸드폰이 持(가질지)라면, 아이폰은 특(特)이었다. 왜냐하면 기존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된 가치(丿)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하지만 아름답고 직관적인 디자인이다. 물론 기능적인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요소들이 즐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을 꼽은 것은, 모든 핸드폰에서 로고를 없앤 후 아이폰을 찾으라고 해도 찾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Different!

잡스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메시지에 내재된 생명력은 강력했고, 그 기반 위에 만들어진 아이폰은 잡스를 더욱 위대한 리더의 반열로 이끌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기본 역량에(學)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사고(思)함으로써,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特) 되었다.

[이종범의 셀프리더십] 탁월한 리더의 흔적(學_思_習)


박항서

그는 베트남 축구사에서 가장 탁월한 감독으로 인정받는 감독 중 한 사람이다. 그는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면서 선수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배웠다(學) 그리고 그들의 문화와 가치를 인정하면서 베트남에 특화된 전술을 고민했고(思), 실전에서는 베트남 정신이 묻어난 축구를 구사 할 수 있도록 훈련함으로써(習) 베트남 축구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그가 베트남에서 탁월한 리더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축구의 기본과 정신을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베트남의 깃발 아래 모일 수 있게 한 점이다. 이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전하는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많은 분이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과 비법, 특효약을 찾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씁니다. 베트남에서 제가 거둔 성과는 가장 평범하게, 기본부터 철저히 챙기고 노력한 결과죠. 지금 이 시간에도 힘들어하는 한국의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성공으로 가는 로열 로드(royal road)를 찾느라 귀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 두 사람을 통해,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요소들을 정리해보자.

먼저 배움(學)이다. 이는 리더가 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핵심 요소다. 하지만 배우는 것에 안주해서는 곤란하다. 배움을 기초로 자신의 생각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타인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思)할 수 있어야 한다. 예측 가능함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조금 더 특별해지는 훈련으로 이해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온전한 체득이다(習) 배우고 생각하는 수준에서 멈춘다면 오래지 않아 복제 당한다. 그러므로 온전하게 체득할 수 있는 수련의 시간이 더해질 때 특별한 리더로 완성된다

스티브 잡스는 “Thinking different”로 탁월한 리더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에 이웃집 아저씨 처럼 평범했지만 그 속에서 특별함을 끌어낸 박항서 감독은 “기본에 충실하되 포기하지 않는 노력”을 키워드로 감독의 무덤이라는 베트남에서 인정받는 감독이 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영역에서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이 생각해 보아야 할 질문이 있다.

당신의 인적 자산 중에서 특별한 가치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종범의 셀프리더십] 탁월한 리더의 흔적(學_思_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