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교내상이 적은데 학종으로 서울대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직접 전화로 문의가 왔다. 처음에는 다급한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이미 수시가 끝난 상황이라서 보통 급한 불이 꺼졌기 때문이다. 궁금했다.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2를 올라가는 학부모였다. 누구나 알고 있는 특목고여서 학교선생님과 상의하면 된다고 말씀 들였다. 하지만, 학부모는 마지막에는 “학교에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서 ~” 라며 끝맺음을 못했다. 아마도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교내 대회에서 입상이 적어 교내상이 적다고 생각하였으리라.

과연, 이 학부모처럼 교내상이 적기 때문에 서울대를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의 약칭)으로 합격하기 어려울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 한 걸음 한 걸음씩 확인해보자구요. 급한 마음에 열심히 달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낭떠러지로 갈 수도 있으니까요.

먼저, 학종이 무엇일까요.


학종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줄인 말이랍니다. 이 말은 학교생활기록부에 있는 성적 및 활동에 대한 기록들을 종합하여 해당 지원학과에 특화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뜻이예요. 성적만 뽑아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록들을 종합하여 양적 측정 방법이 아닌 질적 측정 방법으로 학생의 우수성을 판단하여 선택한다는 의미겠지요.

그러면, 학교생활기록부에는 무엇이 적혀져 있을까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는 학생의 고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모든 학교생활에 대하여 담임선생님, 과목선생님들이 관찰하고 확인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답니다. 여기에는 교내상 뿐 만 아니라 인증내역 그리고 창의적 체험활동(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각 수업시간의 수업태도, 자세, 특성도 적혀져 있어요. 놀랍지요. 일단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출력해서 보는 것이 좋아요. 없으면 인터넷이나 학교에서 출력해서 볼 수 있어요. 이 글을 모두 읽기 전에 지금 가지고 오세요~~. 그래야 학종 심사를 하는 대학교의 입학사정관의 마음을 알 수 있겠지요. 하지만, 처음에 드는 생각은 모두 그럴 거예요. “와~ 이것을 어떻게 읽지?” 너무 빡빡하니까요. 자녀의 미래가 달려있으니 읽어볼 수 있겠지요. 힘내세요.

[현민의 대입 해부도감] 아싸~ 교내상이 적어도 서울대 갈 수 있다

이젠 금년 2018학년도에 서울대에 합격하여 입학하는 P학생의 학생부는 어떨까요. 우선, 교내상만 볼까요.


1) 과목별 성적 우수상이 다양하군요. 국어, 수학, 실용영어, 독해와 작문 등 다양한 과목이 학년별로 나타나고 있네요. ‘많은 교과에서 참으로 우수했군’ 하지만, 이는 그렇게 눈에 띄는 것이 아니랍니다.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의 대부분은 이렇게 교과상이 많으니까요. 그러니 모든 과목에서 성적우수상을 받을 필요는 없답니다. 물론 최소한 지원한 학과와 관련된 교과과목의 우수상은 있으면 좋겠지요. 그런데, 없으면 어떨까요? 낙담하지 마세요. 없다고 관련 교과목을 못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학생부의 성적이 좋으면 되기 때문이예요. 교과 성적 우수상이 많이 있을 필요는 없답니다.

2) 생활모범학생, 모범학생(봉사) 등 봉사에 관련된 상들이 학년별로 있어요. 학생의 인성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이러한 봉사관련 상의 의미는 학교소개자료에 적혀져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봉사상은 많이 있다고 인성이 매우 좋다고 판단하지는 않는 답니다. 하지만, 한 개라도 있다면 인성이 좋다는 검증이 된 것이니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요. 또한 인성의 정도와 깊이는 봉사활동항목에서 보여주는 기간과 내용이나 자기소개서를 통해 확인된답니다. 여기에서 교내상의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답니다.

3) 독서에 과련된 상이 참 많군요 다독상, NIE대회, 독서경시대회, 독서논술대회 등이예요. 이름을 달리하면서 학년별로 나타나고 있어요. 이를 통해 ‘평소에 다양한 독서를 하고 있구나’, 신문에서 찾아보면서 관심사를 확대하고 있구나’, ‘글쓰기를 통해도 비판적 사고력을 확대했구나’ 확인할 수 있답니다. 물론 토론대회상도 간간히 보여주고 있어서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정보를 말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고 있음도 알 수 있었어요. 그러면, 독서관련상이 정말로 많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이에 관련한 상이 많다고 매우 우수한 독서력을 가지고 있다고 단정하지는 않는답니다. 독서의 질은 학생부 뒤쪽의 활동이나 독서기록에서 다시 확인하기 때문이예요. 따라서, 독서관련상이 없다면 문제지만, 한 두개라도 있다면 많이 있지 않아도 독서력이 있음이 확인된 것이어서 괜찮답니다. 중요한 것은 독서의 질이겠지요. 이것이 기록물이나 소논문과 연결된다면 ‘브라보’ 랍니다. 매우 좋아요. 이러한 기록물에 관한 상은 적게 있더라도 매우 큰 가치를 보인답니다.

교내상의 숫자가 적어도 서울대 갈 수 있다는 말, 이젠 실감하시죠?

이젠 정리해 볼까요.


1) “학생부 종합전형은 교내상이 적어도 그 품질이 좋으면 서울대 학종으로 합격할 수 있다.”

2) 해당 지원학과의 합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좋은 품질인 “기록물(소논문 또는 보고서 등)”에 관한 상이 매우 중요하다.

오늘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즐거운 하루되세요^^

현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hm616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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