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세상에 나쁜 음악은 없다!
<프롤로그>
삶의 고단한 여정에서 위안을 주는 노래는 장르에 상관없이 영혼에 큰 안식을 준다. 영화에서도 스토리나 주인공들의 감정을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삽입하는데, 자극적인 CG(컴퓨터 그래픽)보다는 아름다운 음악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영화<시스트 액트(Sister act), 1992>에서도 인생을 마구잡이로 살아온 삼류 가수가 성스럽지만 따분할 수 있는 찬송가를 재미있고 흥겹게 부르며 소외된 많은 사람의 영혼을 정화하고, 활기차게 만들어 준다. 요즘같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야외활동이 자제되는 상황에서는 집에서 <트로트>프로를 즐기거나, 또한 자신만의 음악을 통해 인생의 궤도를 되돌아볼 소중한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에 나쁜 음악은 없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세상에 나쁜 음악은 없다!
<영화 줄거리 요약>
리노의 카지노에서 삼류 가수로 일하는 들로리스(우피 골드버거 분)는 우연히 암흑가의 거물인 빈스가 부하를 살해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로 인해 자신의 생명도 위태로워진 들로리스는 경찰에 신고하여 증인이 될 것을 약속하고 법정에서 증언할 때까지 경찰이 제공한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받게 된다.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로 들로리스는 외부와 단절된 샌프란시스코의 성 캐서린 성당의 수녀원에 두 달간 숨어 있게 된다. 들로리스는 수녀원에서 고지식한 원장 수녀의 눈총을 받으면서 은신처라기보다는 감호소에 들어온 심정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뜻하지 않게 성가대의 지휘자를 맡게 된다. 그녀의 재치와 유머로 성가대는 활력을 되찾고 급기야 냉담했던 빈민가의 주민들이 합창 소리에 이끌려 성당으로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지역 방송에도 출연하게 된다. 하지만 들로리스를 뒤쫓던 악당들이 이 방송을 보고 그녀를 납치를 하게 된다. 이에 수녀님들과 에디 서더 형사 반장의 극적인 도움으로 들로리스는 목숨을 구하고 악당들은 일망타진하게 된다. 마침내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들로리스는 성스럽지만, 주민 친화적인 활기찬 성가를 지휘하면서 큰 반응을 얻는 데 성공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세상에 나쁜 음악은 없다!
<관전 포인트>
A. 들로리스가 지루한 성가대를 개선한 방법은?
@1편 : <I will follow him> 1절에서 성스럽게 부르다가 2절에서 피아노 치는 수녀가 벌떡 일어서며 경쾌한 반주를 시작으로 힘찬 노래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또한, 수줍은 성격의 로버트 수녀를 솔로 부분에 배치하여 전체적인 분위기를 띄우고, 박수와 댄스로 신도들에게 성당은 체면 차리는 불편한 장소가 아닌 서로의 공감을 통해 따뜻한 인간성을 회복하는 장소로 만든다.
@2편: <기쁘다 기쁘도다> : 불량청소년들에게 발성법을 가르쳐 아름다운 화음을 완성한 후 박수와 댄스로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로 존재감을 키워 준다. 복장도 자유스럽게 입고 청소년에게 맞는 랩을 자신 있게 열창하여 합창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서로 받아들임의 미학 : 들로리스를 상징하는 팝 음악과 성당의 합창을 효과적으로 적절히 사용했다.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수녀원의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B. 후속 제작된 2편(Back in the habit, 1993)의 스토리는?
라스베이거스 최고의 인기 가수가 된 들로리스에게 어느 날 수녀님들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자신들이 선생으로 있는 성 프란시스 고등학교의 문제아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달라는 것인데, 처음에는 골탕을 먹은 들로리스는 포기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우연히 학교의 경영자 크리스 이사가 학교를 폐쇄하려고 한다는 음모를 알게 된 들로리스는 다른 수녀들과 힘을 합쳐 학교를 살리기 위해 특유의 끼를 발동하여 학생들을 지도하게 된다. 그 후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캘리포니아주 음악 경진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폐교결정도 취소된다.

C. 팍팍한 수녀원 생활에서 큰 힘이 된 사람은?
성가대의 수녀님들은 들로리스가 다소 엉뚱하기는 하지만 그녀를 믿고 따르며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특히 견습생 로버터 수녀는 처음에 무척 소극적인 성격에 소리도 잘 나지 않았지만, 들로리스의 격려와 지도로 나중에 솔로 부분을 맡아 큰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신감도 얻게 된다. 또한 신부님도 들로리스가 이웃 주민들에게 큰 축복을 준다고 응원하면서 원장 수녀의 불평을 막아내 준다. 신부는 막달라 마리아가 과거에는 방탕한 여인이었지만 성녀가 된 계기를 얘기하며 들로리스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암시하기도 한다.

D.  원장 수녀의 태도가 바뀌게 된 배경은?
처음에 들로리스가 범죄자 같은 분위기로 자칫 수녀원의 수녀들을 오염시키지 않을까 우려했었다. 하지만 서서히 들로리스가 마음을 다해 성가대를 지휘하고 그로 인해 주변의 냉담했던 빈민가 주민들도 담을 허물고 하나둘씩 성당으로 오면서 미사가 크게 활성화되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교황까지 축하하러 오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진심으로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E. 악당들에게 잡혀간 들로리스는 어떻게 구조되나?
수녀원의 수녀들이 단체로 악당이 있는 술집으로 쳐들어가 들로리스를 구출하려 하다가 악당들에게 도리어 잡힌다. 이에 들로리스가 마지막으로 기도를 하고 싶다고 하면서 악당들을 밀치자, 마침 나타난 에디 서더 반장과 경찰의 출현으로 들로리스와 수녀들이 구조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세상에 나쁜 음악은 없다!
<에필로그>
영화<시스터 액트 >에서 아무리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사람이라도 마음의 근본에는 따뜻한 인간미와 사랑을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종교가 신성한 영역이라 하더라도 종교가 일상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더 쉽고 재밌는 분위기가 필수적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성공적인 종교시설은 또 하나의 사회적 커뮤니티면서 엔터테인먼트의 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백 마디 훌륭한 설교보다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노래가 사람들의 영혼을 정화하고 선행을 베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밝고 서정적이며 희망적인 생활 음악의 대중화가 절실해 보인다. 뮤지컬 영화인<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1969>에서 줄리 앤드류스가 엄격한 군인 아버지 밑의 아이들을 슬기롭고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게 영감을 주는 것도 음악의 위대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짝퉁 수녀 들로리스는 현실에서 도피하는 젊은이에게 “두려운 상황에 닥칠 때마다 도망치면 평생 도망치게 된다.”라며 힘들 땐 음악으로 몸과 마음을 충전하면서 더나은 삶으로 돌진하라고 용기를 준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