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금통위원으로 활약중인 일본 최고의 경제학자로 평가받는 이토 모토시게 도쿄대 경제학과 교수가 30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내용이 괜찮아 원문 그대로 올립니다.
최근 국제경제 현상을 이해하고 신문 기사 읽을 때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경제를 제대로 보려면 세가지 눈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경제를 매크로(거시) 관점에서 조감할 수 있는 ‘새의 눈’,마이크로(미시)적으로 세세하게 볼수 있는 ‘벌레의 눈’,그리고 경제 조류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물고기의 눈’이 바로 그 것이다.
경제 문제를 생각할 때는 이상의 3가지 눈을 풀로 활용해 판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신문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전달하는 게 신문기사이지만 단순한 사실 전달은 재미가 없다.
새의 눈,벌레의 눈,물고기의 눈 가운데 어떤 눈으로 보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기사가 의미가 있다.
이런 점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 6월28일자 1면톱 기사는 ‘새의 눈’으로 볼 때 주목할만한 기사였다.

◆유가 급등이 일본에 주는 진짜 충격

이 기사에 따르면 배럴당 140달러인 현재 석유 가격이 지속된다고 상정할 경우 일본만으로도 GDP 대비 5%의 소득이 산유국으로 유출된다고 한다.
일본은 모든 석유를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석유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재화를 해외로 수출하지 않으면 안된다.석유 가격이 오르면 일본의 교역 조건이 악화된다.간단히 요약하자면 석유값이 오를수록 일본의 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물론 석유가 현재대로 140달러 이상으로 계속 유지될지는 알수없다.어느 순간 석유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고유가가 지속된다해도 에너지 감축 압력이 강해져 일본의 에너지 수입량은 줄어들 것이다.따라서 GDP 대비 5%라는 숫자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참고 지표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GDP 대비 5%라는 숫자의 크기가 문제다.금액으로는 25조엔,일본의 재정 적자액에 필적하는 규모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오르내리는데 따라 각국은 일희일비하게 된다.다시말해 소비세로 GDP대비 5% 금액의 세수를 거두려면 소비세를 현행 5%에서 15%로 올려야 한다.
이번 닛케이 기사는 유가 급등은 그만큼 일본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온다는 게 메시지다.
유가 급등의 문제를 ‘새의 눈’으로 본 대단히 흥미있는 기사였다.
매일매일의 신문에는 유가가 어디까지 오를지를 다룬 기사가 많았으나 독자가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그렇다면 석유가격이 급등해 경제 전체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을지’가 ‘새의 눈’으로 부터 쓴 기사일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시점으로부터의 기사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유가 급등이 주변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미시적으로 일어나는 경제 현상을 보도하는 기사는 신문에 많다.
석유 가격이 오르면서 오징어잡이 배가 타격을 받고,에너지 절약형 자동차가 잘 팔리고,석유화학 원료를 사용하는 산업의 코스트가 올라 어려움을 겪는다는 등등의 기사다.이러한 기사들도 물론 흥미롭다.
이러한 마이크로적인 기사 가운데 최근 흥미있었던 내용이 헤럴드 트리뷴에 실렸던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먼의 글이다.
이집트에서 쓴 그의 기사에 따르면 석유와 곡물의 가격 급등에 있어서도 선진국과 개도국,신흥국에서는 그 의미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일본 입장에서는 석유 및 식료의 급등은 경영 압박을 받는 기업을 논외로 한다면 대부분 국민들에게는 가격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집트 등 빈곤 국가의 사람들에게는 석유 및 곡물의 가격 급등은 ‘죽느냐,사느냐’의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다.
일본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이런 점들이 신흥국에선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기사들은 흥미진진하다.나도 그 칼럼을 보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됐다.
일본의 주변국에서 이런 점들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알고 싶다.
예를 들어 석유 및 곡물 가격 급등은 중국 국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중국의 물가 상승률은 이미 8%를 넘고 있다.석유와 곡물 가격 급등이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틀림없다.
그 것이 중국 국민,특히 빈곤층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알기 쉽게 보도한 기사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