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초카이산(鳥海山) 그리고 하구로산(羽黑山)으로,,,제1신




1일차,
[인천공항-센다이공항-마쯔시마(松島)-나루꼬협곡(鳴子峽)-포레스토초카이호텔]
머리맡에 둔 스맛폰이 오두방정이다. 9월 11일 새벽 5시 30분.
부시시 눈을 떠 알람을 소거하고서 문자 메시지 창을 열었다.
소생이 몸담고 있는 회사 ‘회장님’께서 어젯밤 9시 49분에 보낸
문자 메시지다. 내용인 즉,

日 초카이산(鳥海山) 그리고 하구로산(羽黑山)으로,,,제1신

“오늘밤 일본 동북지역에 홍수경보가 발령되었네.
CNN이나 BBC가 특별뉴스로 홍수장면을 보도하고 있네.
NHK는 홍수 속보를 내보낼 정도로 현지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이네.
내일 출발 전에 현지 상황을 필히 확인하기 바라며
무사히 다녀 오기 바라네”
오늘(9/11)은 일본 동북지역 최고의 명산이라는 초카이산(鳥海山)과
하구로산(羽黑山)으로 원정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이른아침 인천공항에서 일행들과 미팅이 약속된 터라
어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었다.
뒤늦게 확인한 메시지 내용에 화들짝 놀라 티비를 켜 NHK 채널에 맞췄다.

“오전 5시께 미야기현 오사키(大崎)시 시부이가와(澁井川) 제방 무너져”
“일대 주택가 물바다, 고립된 주민 구조 요청 이어져”

日 초카이산(鳥海山) 그리고 하구로산(羽黑山)으로,,,제1신

화면에 비춰진 미야기현(宮城縣) 일대는 긴박했다.
미야기현이라면  몇시간 후 닿게 될 센다이(仙台)공항이 속한 縣이 아니던가.
예정대로 산행을 할 수 있을까? 머릿속이 수세미처럼 엉클어졌다.

영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인천공항으로 달려갔다.
출국장 로비에서 만난 知己, ‘K’ 역시 걱정스런 눈빛이다.

이번 일정은 ‘월간山’이 창간 46주년 기념으로 기획한 일본 명산 트레킹 중
두번째 스캐줄로 만년설과 야생화가 공존하는 초카이山과
천년 삼나무숲길로 유명한 하구로山 트레킹이다.

미팅시간보다 일찍 공항에 도착하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미리
입국수속을 밟고서 보딩 게이트에서 일행들과 합류했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태풍 ‘아타우’는 소멸되었고 강수율도 낮아져
걱정과는 달리 오히려 산행 최적 조건으로 맞춰져 가고 있습니다”

日 초카이산(鳥海山) 그리고 하구로산(羽黑山)으로,,,제1신

이번 일정을 준비한 ‘브라이트스푼’의 김용균 대표가
일행들의 걱정을 덜어 주기 위한 립서비스?다.

현지 기상 상황 때문인지 기내 좌석은 군데군데 비어 있다.
원정산행에 대한 설렘 반, 현지 기상상황에 대한 걱정 반…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이륙, 2시간을 날아 일본 센다이공항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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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구름 사이로 드러난 센다이의 파란 하늘은 더없이 청명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침을 뚝 뗀 모습이다.

줄을 서 입국수속을 밟고 있는데, 공항 관계자가 메가폰을 들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안내멘트를 날린다.

“공항 인근 전철이 홍수로 불통되고 있으니 전철을 이용하실 분들은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수마의 중심도시로 날아들어 온 게 비로소 실감났다.

입국장에 들어서자, 일본 무사 캐릭터 인형과 전통복을 차려입은 미야기현
관광추진기구 관계자들이 환영인사가 적힌 프랑카드를 들고 나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이들의 환대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이번 원정산행 주관社인 ‘브라이트스푼’과 緣이 닿아 있어서다.
‘브라이트스푼’은 일본 지자체의 한국마케팅 파트너로
일본여행상품을 개발하고 기획하는 회사이다.

입국장에서 현지 관계자들과 단체 인증샷을 날리고서 버스에 올랐다.
32명의 면면을 보아하니 3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런 일기에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매시간마다 대피하라는 방송때문에 어젯밤 한숨도 못 자고 나왔어요.
실은 그보다 여러분을 만난다는 설렘때문에 뜬 눈으로 밤샌 거죠.ㅎㅎ
빗소리가 너무 커서 밤새 걱정이었는데 아침이 되니 거짓말처럼
이렇게 날씨가 좋아졌네요. 오늘 내일 모레 그리고 글피까지 ‘방긋방긋’
여러분을 모시게 될 가이드, ‘이**’입니다. 반갑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한 옥타브 높은 목소리로 격하게? 반기는
女 가이드는 이곳 센다이에 거주하는 한국 분이다.

오늘 일정은 일본 3경 중 하나라는 ‘마쯔시마(松島)를 둘러보고
나루꼬 협곡(鳴子峽)을 잠시 눈요기 한 뒤 아키타현(秋田縣)으로 넘어가
초카이산 언저리에 위치한 포레스타 초카이호텔에 여장을 풀게 된다.

점심식사는 ‘마쯔시마’로 이동 중 버스 안에서 우리의 삼각김밥과 같은
‘오니기리(おにぎり)’와 ‘오차(お茶)로 간단히 해결했다.
간식은 일본 과자류다.
동북관광추진기구에서 출출할 때 맛보라고 보내 온 것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농촌 풍경이 낯설지 않다.
우리네 가을 들녘처럼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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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마쯔시마(松島)에 멈춰섰다.
미야기현 중부 마쯔시마 만에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260여 개의
섬들을 통칭하여 ‘마쯔시마’라 부른다.
지명 그대로 섬마다 흑송과 적송이 숲을 이뤄 아름다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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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들도 즐겨 찾는 명소라는데 오늘따라 발길이 뜸하다.
엄청나게 퍼부어댄 비 때문에 지레 겁을 먹었나 보다.
이 지역 사람들은 3년 전 동일본 대지진 때 쓰나미로 식겁한 적이 있다.
그날의 아픔을 달래는 위령비가 五大堂 가는 길목에 세워져 있다.
비석 뒷면에는 쓰나미가 도달한 높이를 표시해 놓았다.

이 지역은 많은 섬들이 방파제 구실을 해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인근 다른
지역보다 덜했지만 많은 소나무들이 그때 이후 병들어 마쯔시마를 아끼는
현지인들이 무척 안타까워 한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마쯔시마의 경관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배를 타고 나가 연안을 바라다봐야
왜 일본 3경 중 하나로 꼽히는지 이해가 간다는데…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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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0여분 머물며 주마간산격으로 마쯔시마를 둘러본 후 다시 차에 올랐다.
버스는 미야기현 북서부의 나루꼬 온천鄕 방면으로 향했다.
수마가 할퀴고 간 들녘이 창가를 스쳐 지난다.
물에 잠긴 마을 위로 헬기가 바삐 날고 시뻘건 황톳물은 여전히 방죽을
위협하고 있다. 나루꼬 온천향을 지날 즈음, 사이렌이 울렸다.
홍수경보 해제 사이렌이며 이 지역이 맨 마지막으로 해제된 거라 했다.

그사이 버스는 나루꼬 온천鄕을 지나고 있다.
버스 진행방향에서 오른쪽은 황톳물이 거칠게 넘실대고
왼쪽으로는 일본 전통가옥이 들어선 온천마을이 스쳐 지난다.
나루꼬 온천鄕은 천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일본 온천은 11개의 泉質이 있는데 그 중 9개의 泉質을 갖고 있는
아주 특별한 온천鄕이며 더불어 수량도 풍부해 더욱 매력적인 곳이란다.
그냥 스쳐지나기엔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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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깊은 계곡이 아찔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나루꼬 협곡에 들어선 것이다.
버스는 잠시 나루꼬 협곡 주차장에 멈춰섰다. 안내판 앞에 섰다.
한글 안내도 있다. 자국어, 영어, 중국어에 이어 맨 꼴찌지만…

나루꼬 협곡은 지반 융기와 함께 오오야강(大谷川)의 침식으로 형성된
100미터의 대협곡이며 단애와 계류가 만들어낸 절경으로 미야기현의
명승지로 지정된 곳이라 소개하고 있다.
깎아지른 듯한 협곡 사이를 내려다 보니 어질어질하다.
협곡을 가로질러 놓인 鐵橋도 절경의 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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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행을 실은 버스는 구절양장 산구비를 돌아 고즈넉한 들녘을 달려
어스름이 내려앉을 무렵 포레스토초카이호텔(Hotel Foresta Chokai)에
도착했다. 바로 내일 오르게 될 초카이산 들머리와 가까운 곳이다.
호텔로비에 들어서니 일본 황태자도 초카이산에 오르기 위해
이곳에 머물렀다는 내용과 인증샷이 내걸려 있다.



日 초카이산(鳥海山) 그리고 하구로산(羽黑山)으로,,,제1신

평성 18년(2006년) 9월 12일, 日 황태자가 초카이산행을 위해 이곳에,
그로부터 9년 후 같은 연월일에 나 역시 초카이산행을 위해 이곳에.
우연의 일치치곤 어째 느낌이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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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아이리스 2’가 이곳 아키타현을 무대로
촬영되었음을 소개하는 포스터와 출연배우들이 타던 스노우모빌도
로비에 전시되어 있다.

日 초카이산(鳥海山) 그리고 하구로산(羽黑山)으로,,,제1신

내일(9/12)은 06시에 조식을 하고 07시에 산들머리로 이동해,
7시 30분 전후해 산행이 시작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배낭부터 꾸려 놓아야 한다.
고산이라 기상변화도 심할 터, 재킷, 바람막이, 장갑 그리고 헤드랜턴까지
꼼꼼히 챙긴 다음, 저녁식사를 끝내고 知己와 함께 온천욕장으로 고오!
知己 ‘K’와 온천욕 후 一盃 생각이 간절했으나 산행 전날 腸을 혹사시켜
자칫 반기라도 들게 된다면 산행 내내 고역을 치를 수 있다.

하여 밤 10시 전에 소등하고 취침모드로 전환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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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