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차 4분 정도…부천시·마로로봇테크, 2023년부터 정식 운영
'차만 세우면 나르카가 알아서'…국내 첫 주차로봇 이용해보니
로봇이 알아서 주차해주는 세상.
지난 18일 경기도 부천시 '주차로봇 시험 주차장'에서 체험한 로봇주차는 미래가 아닌 현실이었다.

국내 첫 주차로봇 '나르카'를 실증 시험 중인 이 주차장은 중동 계남고가차도 하부 공간(860㎡)에 가건물로 지어져 일반 기계식 주차장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한쪽 외벽에는 차량 출·입구가 각각 1개씩 있었는데 승용차 1대가 여유 있게 들어가는 통로 형태였다.

출·입구 앞·뒤쪽에는 차량이 드나들 수 있게 자동문이 설치돼 '차량용 승강기'를 연상케 했다.

길이와 높이는 일반 차량용 승강기와 비슷했지만, 폭은 운전자가 내릴 수 있게끔 넓게 제작된 점이 눈에 띄었다.

바닥에는 '차량 운반대(팔레트)'가 놓여 있었으며 승용차가 진입하면 앞뒤로 움직이지 않도록 5㎝가량 높이의 턱이 솟아 있었다.

'차만 세우면 나르카가 알아서'…국내 첫 주차로봇 이용해보니
승용차를 몰고 입구에 도착해 미리 받은 리모컨 단추를 누르자 입구 앞쪽 자동문이 열렸다.

지정 위치에 승용차를 놓은 뒤 밖으로 나와 리모컨 단추를 다시 누르자 자동문이 닫히면서 차량 운반대 밑에 있던 나르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르카는 가로 4.2m, 세로 1.9m, 높이 35㎝ 크기의 직육면체 주차로봇으로 최대 3t까지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제작됐다.

차량 운반대와 승용차를 한꺼번에 들어 올려 사방으로 이동하는 데 제자리에서도 360도 회전이 가능해 좁은 공간에서 움직임이 자유로운 게 특징이다.

입구 뒤쪽 자동문이 열리자 나르카는 차량 운반대와 승용차를 들고 주차장 내부로 진입했다.

이어 각 지점 센서로 빈자리를 찾은 뒤 입구에서 4∼5m 떨어진 주차면에 승용차를 가지런히 주차했다.

운전자가 주차장에 도착해 승용차를 입구에 들여놓기까지는 2분, 모든 주차과정이 완료되기까지는 4분가량 소요됐다.

나르카 제작사 마로로봇테크 관계자는 "주차장 입구에 승용차만 놓으면 나머지는 로봇이 다 하기 때문에 주차과정에서 운전자가 할애하는 시간은 2분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차만 세우면 나르카가 알아서'…국내 첫 주차로봇 이용해보니
주차로봇 시험 주차장 내부는 일반 주차장과 비슷했지만, 바닥에 QR(Quick Response)코드가 바둑판의 선처럼 여러 개 부착된 점이 달랐다.

이 QR코드는 나르카가 좌표를 설정하고 최적의 경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안내 역할을 했다.

차량 운반대 하부에도 QR코드가 부착됐는데 이는 나르카가 운반대와 승용차를 쏠림 없이 들 수 있도록 정중앙을 찾는 데 도움을 줬다.

주차장 내부는 승용차들이 나르카의 이동로를 제외하고 바둑판에 채워진 바둑알처럼 주차돼있어 공간효율을 높인 모습이었다.

애초 이 주차장은 주차면 20개를 만드는 게 한계였지만 주차로봇을 들여오면서 공간효율이 30%(주차면 6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차만 세우면 나르카가 알아서'…국내 첫 주차로봇 이용해보니
승용차 출차 역시 주차만큼이나 편리했다.

주차장 출구 한쪽에 있는 호출기기에 차량번호를 입력하자 나르카가 움직이며 해당 승용차를 찾았다.

뒤이어 주차과정의 역순으로 승용차를 출구까지 옮겼다.

소요 시간 역시 4분가량으로 주차시간과 비슷했다.

현재 보완 개발 중인 애플리케이션이 완성되면 미리 승용차를 호출할 수 있어 출차 시 운전자의 소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게 가능하다고 마로로봇테크 측은 설명했다.

부천시와 마로로봇테크는 현재 인근 원미경찰서 소속 경찰관 5명을 대상으로 2년간 나르카를 사용하도록 해 실증 시험을 하고 2023년부터는 정식 운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차량 운반대 없이 승용차를 들어 주차하는 '2단계 주차로봇'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덕근 마로로봇테크 대표는 "나르카의 핵심은 QR코드 인식 기술인데 중국 업체들의 모방 개발로 시장 개척에 어려움이 있다"며 "주차난을 겪는 많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이미 인천 부평구 굴포먹거리타운이 나르카를 공급받기로 계약했으며 신도시 신축 아파트에서도 문의하는 상황"이라며 "주차로봇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차만 세우면 나르카가 알아서'…국내 첫 주차로봇 이용해보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