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보다 고급진 수제 디저트, 지금 먹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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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에 숨은 '디저트 골목 맛집'
'미니마이즈' 치즈케이크, 고소한 풍미가 일품
'손갓 디저트바' 초코공에 럼 부어 화려한 불쇼
'동백양과점' 수플레 팬케이크, 극강의 부드러움
'미니마이즈' 치즈케이크, 고소한 풍미가 일품
'손갓 디저트바' 초코공에 럼 부어 화려한 불쇼
'동백양과점' 수플레 팬케이크, 극강의 부드러움
‘n년차 빵순이’ 직장인 하은지 씨(33)는 주말마다 디저트 탐방을 다닌다. 맛있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는 게 그의 취미다. 하씨는 “10년 전만 해도 수제 디저트는 특급호텔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웠지만 요즘은 다르다”며 “골목 곳곳에서 잘 만든 수제 디저트를 먹을 기회가 많다”고 했다. 디저트 마니아 사이에서 주목받는 서울 주요 골목의 디저트 명소를 알아봤다.
시작은 설탕물로 만든 분자 요리인 바질캐비어와 수제 레몬샤베트다. 생초콜릿과 초코테린, 브라우니 등을 접시에 담아낸 첫 번째 메인은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두 번째 메인은 예술품 같다. 커다란 초코공을 열면 에스프레소크림과 라즈베리, 무화과를 레드와인에 졸여 만든 게 나온다. 이 위로 75도짜리 럼을 불붙여 부은 뒤 섞어 먹는다. 달콤 쌉싸름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 손갓 디저트바 공동 대표인 곽기전 셰프(31)와 이상표 셰프(32)는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 전공자다. 곽 셰프는 “디저트를 요리처럼 즐기는 수요가 확 늘었다”며 “기승전결이 있는 디저트 코스로 ‘잊지 못할 경험’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달엔 봄을 맞아 비트, 뿌리채소 등을 활용한 디저트 코스를 기획 중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수플레 팬케이크’를 먹고 싶다면 서울 익선동 ‘동백양과점’을 가볼 만하다. 드립커피를 곁들이면 좋다. 1930년대 개화기 경성을 모티브로 한 공간도 인상적이다. 크루아상과 와플을 합친 ‘크로플’을 색다르게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서울 을지로 ‘베로나’는 바삭하게 구운 크로플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잔뜩 얹어준다. 그 위에 솔솔 뿌린 레드벨벳 파우더는 감칠맛을 더한다.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은 디저트 전문점 ‘천국’이다. 마들렌, 카눌레 등 프랑스 디저트를 파는 ‘메종엠오’는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선다. 서래마을 ‘마예’도 프랑스 정통의 맛을 볼 수 있다. 타르트에 가나슈를 채워넣고 바닐라 무스를 올린 ‘딱뜨 바니’는 한입에 녹아내린다.
이 밖에 샌프란시스코 3대 빵집으로 꼽히는 ‘타르틴베이커리(한남동)’는 모닝번, 스콘 등이 유명하다. 탱글탱글한 탄력이 매력적인 ‘커스터드 푸딩’은 ‘슈아브(서교동)’에서 즐길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수제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디저트 분야 매출은 전년 대비 23.2%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디저트 매출(전년 대비)이 2018년 14%, 2019년 9% 늘었다.
지난해 9월엔 일본 도쿄에서 줄 서서 먹는 구움과자 가게 ‘프레스버터샌드’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열었다. 버터 크림과 버터 캐러멜 필링을 채운 바삭한 쿠키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다양한 국적의 특색이 묻어나는 고급 디저트를 유치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빵순이가 만든 건강 빵집
서울 한남동에 있는 ‘미니마이즈’에선 맛있는 빵과 케이크를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설탕은 발효에 필요한 최소한의 양만 첨가한다. 대신 혈당지수(GI)가 낮은 코코넛 슈거, 칼로리가 적은 알룰로스 등을 쓴다. 그럼에도 맛이 좋다. 겉면을 태우듯 구워내 고소한 풍미를 살린 ‘바스타 치즈케이크’가 미니마이즈의 대표 메뉴다. 향긋한 커피 모카번이 일품인 ‘모카빵’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모카빵은 오전 11시부터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데, 오후 1~2시면 품절이다. 이아람 미니마이즈 대표(38)는 “20대 때부터 밥보다 빵을 좋아했는데 2016년 밀가루 알레르기가 생겨 고생했다”며 “이런 나도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빵을 만들어 공유하고 싶어서 가게를 차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디저트로 행복해할 누군가를 위해 메뉴를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손수 만든 디저트 코스
애피타이저부터 본식, 후식까지 모두 디저트로 즐길 수도 있다. 서울 연남동 ‘손갓 디저트바’의 디저트 코스는 1인당 3만3000원이다. 코스 구성은 계절마다 바뀐다. 이달까지는 ‘초콜릿’ 중심의 코스를 선보인다.시작은 설탕물로 만든 분자 요리인 바질캐비어와 수제 레몬샤베트다. 생초콜릿과 초코테린, 브라우니 등을 접시에 담아낸 첫 번째 메인은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두 번째 메인은 예술품 같다. 커다란 초코공을 열면 에스프레소크림과 라즈베리, 무화과를 레드와인에 졸여 만든 게 나온다. 이 위로 75도짜리 럼을 불붙여 부은 뒤 섞어 먹는다. 달콤 쌉싸름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 손갓 디저트바 공동 대표인 곽기전 셰프(31)와 이상표 셰프(32)는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 전공자다. 곽 셰프는 “디저트를 요리처럼 즐기는 수요가 확 늘었다”며 “기승전결이 있는 디저트 코스로 ‘잊지 못할 경험’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달엔 봄을 맞아 비트, 뿌리채소 등을 활용한 디저트 코스를 기획 중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수플레 팬케이크’를 먹고 싶다면 서울 익선동 ‘동백양과점’을 가볼 만하다. 드립커피를 곁들이면 좋다. 1930년대 개화기 경성을 모티브로 한 공간도 인상적이다. 크루아상과 와플을 합친 ‘크로플’을 색다르게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서울 을지로 ‘베로나’는 바삭하게 구운 크로플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잔뜩 얹어준다. 그 위에 솔솔 뿌린 레드벨벳 파우더는 감칠맛을 더한다.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은 디저트 전문점 ‘천국’이다. 마들렌, 카눌레 등 프랑스 디저트를 파는 ‘메종엠오’는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선다. 서래마을 ‘마예’도 프랑스 정통의 맛을 볼 수 있다. 타르트에 가나슈를 채워넣고 바닐라 무스를 올린 ‘딱뜨 바니’는 한입에 녹아내린다.
이 밖에 샌프란시스코 3대 빵집으로 꼽히는 ‘타르틴베이커리(한남동)’는 모닝번, 스콘 등이 유명하다. 탱글탱글한 탄력이 매력적인 ‘커스터드 푸딩’은 ‘슈아브(서교동)’에서 즐길 수 있다.
요즘 백화점은 디저트 천국
골목을 찾아다니기 번거롭다면 백화점을 가도 된다. 흩어져 있는 디저트 전문점을 한데 모은 백화점 식품관이 많아서다. 지난달 문을 연 여의도 더현대 지하 1층 식품관의 10곳 중 3~4곳은 디저트 가게다. 이름난 디저트 가게 30여 곳을 대거 입점시켰다. 서래마을 ‘마얘’, 영국식 스콘이 대표적인 ‘카페 레이어드’, 에그타르트 맛집 ‘통인스윗’ 등이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수제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디저트 분야 매출은 전년 대비 23.2%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디저트 매출(전년 대비)이 2018년 14%, 2019년 9% 늘었다.
지난해 9월엔 일본 도쿄에서 줄 서서 먹는 구움과자 가게 ‘프레스버터샌드’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열었다. 버터 크림과 버터 캐러멜 필링을 채운 바삭한 쿠키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다양한 국적의 특색이 묻어나는 고급 디저트를 유치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