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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 시선] 주러 교민들, 논란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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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자니 불안하고 안 맞자니 감염 위험'…접종 교민 계속 늘어가
    91% 예방효과 3상 결과에 외국 평가 반전…러시아선 오히려 '냉대'
    [특파원 시선] 주러 교민들, 논란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 딜레마
    러시아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잦아들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 교민이 고민에 빠졌다.

    세계 4위 규모의 누적 확진자(435만여 명)에 여전히 하루 1만 명대 내외의 만만찮은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러시아에서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신을 접종받아야 할지, 아니면 아직 서방권에서 신뢰도를 검증받지 못한 백신을 맞아선 안 될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맞자니 불안하고 안 맞자니 위험한' 진퇴양난의 딜레마다.

    한때 스푸트니크 Ⅴ 백신 국내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아직 아무런 평가도 내놓지 않고 있는 한국 정부의 조언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도 대다수 서방 대사관들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지침 없이 개인이 선택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민들의 결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초 수도 모스크바에서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일반인 접종을 시작한 뒤 같은 달 중순부터 접종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 러시아 정부는 접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스크바에선 시립병원들에 약 100곳의 접종소가 차려졌고, 사설 병원들에서도 약 70곳의 접종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 시내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오페라 극장, 전시관, 관공서 등에 차려진 출장 접종소에서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접종 속도는 당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0일 기준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인 527만 명이 1차 접종을, 178만 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

    [특파원 시선] 주러 교민들, 논란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 딜레마
    1차 접종자 기준으로 러시아의 인구(1억4천600만 명) 대비 접종률은 3.6%로 세계 선두권인 이스라엘(58.6%), 영국(33.6%), 미국(18.7%) 등은 물론 스페인(7.6%), 독일(6.9%), 프랑스(6.1%) 등에도 크게 뒤진다.

    3개월째인 접종 기간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다.

    올 7~8월까지 전 주민의 60% 정도가 면역력을 갖게 해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러시아 보건당국의 목표 달성 전망을 어둡게 하는 느린 속도다.

    주민들의 접종에 대한 태도도 여전히 부정적이다.

    지난달 중순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첸트르'의 조사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접종받겠다는 응답자는 30%로 지난해 12월(38%)보다 오히려 줄었다.

    반면 접종받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62%로 지난해 12월(58%)보다 늘어났다.

    접종을 기피하는 주요 이유론 '부작용 우려'(37%), '3단계 임상시험(3상) 종료 때까지 기다리려고'(23%), '백신 접종 자체가 무의미해서'(16%) 등을 들었다.

    러시아인들 스스로가 자국 백신을 별로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접종을 주저하는 현지인들은 '러시아 백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맞으면 자신도 맞겠다고 농담처럼 얘기한다.

    68세의 푸틴은 그러나 늦여름이나 초가을(9월경)에나 맞겠다며 여전히 접종을 미루고 있다.

    러시아인들의 자국 백신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최근 들어 반전을 겪는 외국에서의 평가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달 초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랜싯'에 스푸트니크 V의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상 결과가 실리면서 러시아 백신에 대한 해외 평가는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해 8월 3상에 들어가기도 전에 1·2상 뒤 곧바로 세계 최초로 승인하면서 제기됐던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많이 사라지고, 공급이 부족한 서방 백신의 대체재가 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파원 시선] 주러 교민들, 논란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 딜레마
    스푸트니크 V 백신의 해외 생산 및 외국 공급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 백신을 승인한 국가는 50개국이나 된다.

    헝가리, 슬로바키아 같은 일부 EU 국가들까지 EU 의약품 평가·감독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이 없는데도 독자적으로 스푸트니크 V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옛 소련권 국가들에선 백신을 맞으려고 일부러 러시아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옛 소련국가 몰도바 여행사는 최근 자국민들을 상대로 러시아로 가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맞고 오는 1천190 유로(약 160만 원)짜리 '백신 관광' 상품까지 출시했다.

    러시아는 이런 분위기를 타고 EMA를 통한 유럽 내 백신 승인을 밀어붙이는 한편 개별 EU 국가와의 승인 협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물론 서방 일각에선 여전히 러시아 백신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경고 목소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스푸트니크 V에 대한 전반적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모스크바의 한국 교민들 가운데서도 접종자가 늘어가고 있다.

    모스크바 주재 한 국내기업 관계자는 "한국인 주재원 약 30명 가운데 이미 7명이 접종을 받았고 다른 사람들도 접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법인 차원에서 접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LG 등 대기업 주재원들도 다수가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맞은 것으로 파악된다.

    박형택 모스크바 한인회장은 "약 1천 명의 교민 가운데 접종자가 100명 정도는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자국민에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는 공식적으로 외국인 접종은 영주권자에게만 해준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러 곳의 민간병원들은 진료·검사비 명목 등으로 7천 루블(약 1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받으면서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에게도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놓아주고 있다.

    접종을 결심한 현지 우리 교민들도 대부분 GMS, 메드시(Medsi) 같은 민간병원을 찾아 백신을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파원 시선] 주러 교민들, 논란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 딜레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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