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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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의 4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하나금융지주는 2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김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등 최종후보 4명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벌인 뒤 김 회장을 단독 차기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김 회장의 연임은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김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 추가 임기는 내년 3월 열리는 2021년 정기 주총까지다. 내부 규정상 만 70세가 되는 내년까지만 직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회추위에는 삼정KPMG 부회장을 지낸 윤성복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박원구 고려대 연구교수,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 등 사외이사 8명이 참석했다. 회추위는 지난 1월 총 14명의 적격후보군(롱리스트)을 추렸고, 지난 15일 4명의 최종후보(쇼트리스트)로 압축했다.

윤성복 회추위원장은 김 회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한 이유로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글로벌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추진하는 데 김 회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장 선임을 앞두고선 일찌감치 ‘김정태 대세론’이 불었다. 그동안 업계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하나금융 회장으로 거론된 인사는 함 부회장이다. 외환은행과 통합한 하나은행을 이끌었고, 김 회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 부회장은 채용비리 재판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또다른 유력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힌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 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선행매매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그룹 안팎에서 이런 법률 리스크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김 회장의 추가 연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떠올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각각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은 회추위가 알아서 할 일”, “이사회 규정에 따른 것이어서 (금감원이) 뭐라고 하기 힘들다”고 밝히면서 연임에 힘이 실렸다.

김 회장 연임이 최종 확정되면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2001~201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네 번째 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는 사례가 된다. 하나금융은 내년 다시 차기 회장을 정하는 작업을 벌여야 한다. 함 부회장이 여전히 차기 회장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또다른 후보군을 키우는 게 김 회장의 과제로 꼽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