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우 쟁글 대표
김준우 쟁글 대표
"‘떨어질 것 같다’ ‘오를 것 같다’는 느낌만으로 투자를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느낌은 지나가는 것이고, 정보는 계속 남거든요. 누구나 느낌으로 성급히 매매를 했다가 낭패를 보셨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에서 본인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느낌’이 아니라 ‘정보’ 입니다."

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기업인 쟁글(Xangle)을 이끌고 있는 김준우 대표(사진)는 지난 18일 한경닷컴과 만나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김 대표는 삼성증권 파생상품 트레이더 출신으로, 이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넥슨 벤처파트너스(NXVP) 대표이사직을 거쳐 2018년 쟁글을 창업했다. 쟁글에는 총 480여개의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참여해 투자자들에게 공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시는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거래소들과 비트스템프, 오케이엑스, 코인체크 등 국외 거래소들에 공급된다.

김 대표는 루머와 느낌에 기반한 투자가 성행하던 가상자산 시장에서 공시 문화를 만들어 업계 분위기를 투명하게 바꾸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 금융권 출신인 김 대표에게 어떻게 가상자산 산업 분야에 뛰어들게 됐는지 물었다.

-어쩌다가 가상자산 업계에 들어오게 됐나

“삼성증권과 삼성전자를 거쳐 넥슨 지주회사인 NXC에서 투자 관련 일을 했다. 당시에 NXC가 국내 거래소 코빗 등을 인수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상자산 산업에 대해 알게 됐다. 저는 금융 쪽에 있었으니까 아무래도 금융산업 관점에서 이 시장의 가능성을 보게 됐던 것 같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이 시장은 어땠나

“당시 거래소를 인수한 기관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가상자산 시장은 투자를 집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가 없었고, 있더라도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차후 시장이 확대돼 기관 투자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면 믿을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한 니즈가 무조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상자산 투자가 기관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부분은 무엇인가

“기대수익률에 대한 차이인 것 같다. 비트코인 투자의 장점을 꼽자면 투자 자산중 일부분만 투자하더라도 높은 기대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것이다."

-여태까지 이런 형태의 높은 기대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자산이 없었나

“기존에는 이 정도 기대수익률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벤처 기업이나 굉장히 위험한 파생상품에 투자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특정 자산을 현물에 투자하는 것으로는 이런 기대수익률을 노릴 수 없었는데, 가상자산이 등장했고, 특히 초창기 시장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잠재력이 많다고 생각해 진입하는 것이라 본다."

-기관투자자들은 주로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 비트코인이나 가상자산에 투자하나?

“기관들도 성향에 따라 ‘투자형’기업과 ‘트레이딩형’기업으로 나눌 수 있다. 투자형 기업은 비트코인을 투자 관점에서 매입을 해서 재무제표에 넣고 공시를 한 사례들이다. 테슬라나 마이크로스트레티지 같은 기업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고 나가는게 아니라, 리스크 헤지(hedge)나 포트폴리오 다각화 관점에서 비트코인에 투자 한다. 비트코인이 널리 쓰이고, 규제가 개선 되고, 더 많이 활용 될 것 이라는 방향성에 투자한 기업들이라 볼 수 있다”

-트레이딩형 기업은?

“단기간에 큰 거래를 하는 퀀트(Quant)형 펀드들, 또는 마켓 메이커(Market Maker)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매수·매도를 반복하면서 수익을 내는게 주요 목표다.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가능성을 보고 보유를 하기보단 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목적이라서,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기업들이라 볼 수 있다.”

-기관투자자이자 트레이더 출신으로서 개인투자자에게 조언한다면

“느낌으로 투자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왜냐하면 느낌은 지나가는것이고, 정보는 계속 남기 때문이다. 사실관계나 정보에 기대지 않고 느낌으로 과도한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보는 개인들이 많다. 장의 변화에 대해서 본인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느낌이 아니라 정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특정 자산을 보유함에 따라 생기는 불안감은 그 자산에 대한 이해도와 확신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자산에 투자했다고 해도 대한 근거나 확신이 있으면 폭락장에서도 팔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자산이 된다. 반면에 근거가 없으면 언제든지 바로 던질 수 있는 자산이 돼 버린다. 그렇게 되면 시장의 작은 변동, 움직임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

-하나만 더 조언 해 달라

"본인이 투자할 때 어떤 성격의 투자를 하는지를 생각을 해보고 그에 맞춰서 본인의 투자 행동을 일치시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이 '나는 비트코인에 장기 투자를 할 거야'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시장이 급락하면 바로 반응해버린다. 근거 없이 쉽게 소문에 휩쓸려서 손절을 하거나, 너무 낮은 구간에서 익절을 하고 더 올라가는 것을 보고서야 다시 높은 가격에 들어가거나 하는 식이다. 목적에 맞는 투자 행동을 해야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이번 강연 주제가 ‘2017년, 2021년 비트코인 시장 무엇이 달라졌는가?’인데 왜 이 주제를 선정했나.

“비트코인이 존재해온지는 10년이 넘었지만, 대중의 관점에서는 2017년의 투기적인 성격이 강한 시장의 이미지로만 머물러 있는 것 같다. 2017년과 2021년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변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비교해서 설명을 드리고 싶었다.”

-2017년 이후 4년이 지났지만 뭐가 달라졌는지 체감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
산업의 발전 속도는 가격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꾸준히 서비스나 기술이 발전 하고 있는데 가격이 올라간 상태에서 산업과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실망 하기 쉽다. 아직 산업이 초창기라는 것을 인지를 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산업의 잠재력을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

김 대표는 오는 25일 한경닷컴이 유튜브에서 개최하는 '2021 한경 비트코인 투자전략쇼'에서 2021년 달라진 가상자산 시장 환경에 대해 강연한다. 주제는 '2017년, 2021년 비트코인 시장 무엇이 달라졌는가?'로 기관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진입 후 가상자산 시장의 펀더멘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독자들과 함께 짚어 볼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레전드 투자 고수들이 말하는 진정한 가상자산 재테크 전략'을 주제로 열린다. △김준우 쟁글 대표(전 삼성증권 파생상품 트레이더),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한 권으로 끝내는 비트코인 혁명 저자)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안시후 트레이더 △잭 타오 페멕스 대표(전 모건스탠리 부사장) 등 가상자산 분야에서 뛰어난 실적을 낸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여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감안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한경닷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사전신청시 강의자료와 에어팟프로, 신세계상품권, BBQ황금올리브치킨 교환권 등을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

▶2021 한경 비트코인 투자전략쇼 사전신청
https://event.hankyung.com/seminar/bitinvest/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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