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키트 특수를 누린 씨젠이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씨젠은 ‘의료기기 분야에서 매출 1조원을 넘긴 첫 상장사’란 타이틀도 갖게 됐다.

씨젠은 지난해 매출 1조1252억원, 영업이익 6762억원을 기록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60%에 달했다. 당기순이익은 5031억원. 씨젠은 지난해 4분기에 분기 최대 실적을 낸 데 힘입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4417억원)과 영업이익(2575억원)은 3분기(매출 3269억원, 영업이익 2094억원)보다 각각 35%, 23% 많았다.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면서 분자진단 수요가 증가한 덕을 봤다. 씨젠은 지난해 판매한 진단장비 1600여 대 중 절반가량인 700여 대를 4분기에 팔았다. 회사 관계자는 “진단장비 설치 대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씨젠의 분자진단 시약을 계속 사용할 고객이 확보됐다는 의미”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등 다른 국가에서 시작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한 번에 잡는 진단제품도 개발해 다른 업체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이 회사는 콧물이 아닌 타액(침)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할 수 있는 제품을 작년 말 내놓는 등 차별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의 정확도는 기존 검사법 대비 99% 수준이다.

씨젠은 A형·B형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여부를 동시 진단하는 제품에도 타액 검사법을 도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