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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이, 사망 전날 모든 걸 포기한 모습…살이 가죽처럼 변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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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집 원장 증언…"입양 초부터 몸 곳곳 멍·상처"
    "어린이집 오지 않은 두 달 만에 기아처럼 야위었다"
    13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 양의 사진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 양의 사진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양부모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가 입양 초기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를 받아왔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은 2개월 만에 정인이가 기아처럼 말랐다는 증언도 있었다.

    "포동포동하던 정인이…마지막 날에는 이유식 다 토해"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 A씨는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양모 장모씨와 양부 안모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온 2020년 3월부터 신체 곳곳에서 상처가 발견됐다"고 했다.

    그는 "처음 입학할 당시만 해도 정인이는 쾌활하고 밝은 아이였다. 포동포동하고, 건강 문제도 없이 연령대에 맞게 잘 성장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하지만 입학 이후 정인이의 얼굴과 팔 등에서 멍이나 긁힌 상처 등이 계속 발견됐다. 허벅지와 배에 크게 멍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정인이의 양모에게 상처의 원인을 물으면 대부분 잘 모르겠다며 답을 회피했다고 했다.
    이후에도 정인이 몸에서 멍과 상처가 빈번히 발견되자, A씨는 5월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에 신고를 했다.

    A씨는 아보전에 신고할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흐느끼기도 했다. 그는 "담임이 불러서 갔더니 다리에 멍이 들어 왔다. 배에는 상처가 나서 왔고, 항상 얼굴이나 윗부분 상처가 생겼다가 아랫부분 멍이 들어 많이 놀랐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정인이와 비슷한 연령 아이들이 허벅지에 멍이 들고, 배에 상처가 생길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지로 검사가 질의하자, A씨는 "없다"고 답했다.

    당시 장씨는 정인이의 상처에 대해 "입양부의 베이비 마사지로 멍이 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이에 대해 "신고를 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가 상처가 나서 왔다"고 증언했다.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경기 양평군 정인양의 묘지에 판사봉이 놓여 있다. 사진=뉴스1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경기 양평군 정인양의 묘지에 판사봉이 놓여 있다. 사진=뉴스1
    장씨는 A씨에게 지난해 7월 말부터 약 2개월간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은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론했다고 했다. 당시 친딸인 정인이의 언니는 등원 중이었다.

    A씨는 "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다시 나온 정인이는 몰라보게 변해있었다"며 "아프리카 기아처럼 야위어 있었고 제대로 설 수 없을 정도로 다리도 심하게 떨었다. 다리를 그렇게 떠는 애는 처음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아이가 너무나 많이 야위었고, 안았을 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겨드랑이 살을 만져봤는데 쭉 가죽이 늘어나듯이 겨드랑이 살이 늘어났다. 살이 채워졌던 부분이 다 (빠졌다)"고 말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A씨는 "아이의 건강이 염려돼 병원에 데려갔고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학대 신고를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정인이는 가정에서 분리 조치 되지 않았고, 오히려 말도 없이 병원에게 데려갔다며 양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병원 소아과 의사는 정인이 입 안 상처와 체중 감소를 이유로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해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인이 사망 전날인 지난해 10월 12일 어린이집을 찾은 정인이의 상태에 대해 "그날 정인이는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며 "좋아하는 과자나 장난감을 줘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인이의 몸은 말랐는데 유독 배만 볼록 나와 있었고, 머리에는 빨간 멍이 든 상처가 있었다"며 "이유식을 줘도 전혀 먹지 못하고 전부 뱉어냈다"고 진술했다.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증인신문이 열린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증인신문이 열린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인이는 지난해 1월 양부모에게 입양돼 같은 해 10월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정인이는 사망 당시 췌장이 절단되는 심각한 복부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정인이의 양모 장씨는 당초 아동학대치사 혐의로만 기소됐지만, 지난달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살인죄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이 주위적 공소사실 살인 혐의, 예비적 공소사실로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도 현장에서 이를 허가했다.

    이날 2차 공판에는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의 원장과 교사 외에도 홀트아동복지회 소속 복지사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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