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방치 논란 아닌 공연 계획 맞춰"
백건우, '윤정희 방치' 의혹 제기
법적 대응 절차 밟을까
백건우가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한국으로 오는 것.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백건우와 딸이 "치매에 걸린 윤정희를 방치한다"는 취지의 글이 게재됐다. 백건우는 소속사 빈체로를 통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논란을 일축했지만, 윤정희의 동생들이 인터뷰를 통해 방치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백건우의 귀국은 아내 윤정희 방치 논란과는 관련없이, 공연 계획에 맞춰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백건우는 슈만을 주제로 대전예술의전당(2월 26일), 대구콘서트하우스(3월 4일), 아트센터인천(3월 8일), 서울 예술의전당(3월 12일)에서 연주회를 진행한다. 백건우는 슈만의 첫 작품인 '아베크 변주곡'과 마지막 작품 '유령 변주곡' 등을 연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3월 14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최희준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갖는다. 버르토크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비롯해 드뷔시, 바그너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빈체로 역시 "현재 기자회견 등 국내에서 별도 입장을 추가로 밝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백건우가 해당 게시물과 관련해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거듭된 논란 속에도 백건우는 오는 젊은 음악가들과의 '모차르트 프로젝트'(7·11월), 런던 필하모닉 협연(10월) 등 연주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건우와 윤정희 부부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게재되면서 불거졌다.
해당 글은 윤정희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 과거 유명세를 얻은 여배우라는 점에서 윤정희라고 추측할 수 있도록 했다.
청원인은 윤정희에 대해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이라며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딸에게 (윤정희의) 형제들이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수차례 요청했으나 감옥의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며 "전화는 한 달에 한 번 30분, 방문은 3개월에 한 번씩 2시간이다.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을 찾아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빈체로 측은 즉각 반박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사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님(이하 존칭 생략)과 그분의 딸인 백진희에 대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해당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또한 윤정희 동생들이 백건우 부녀를 상대로 제기한 재산, 신상 후견으로 지정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을 언급하며 "2019년 5월 1일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파리로 돌아가며 시작된 분쟁은 2020년 11월 파리고등법원의 최종 판결과 함께 항소인의 패소로 마무리되었다"고 해당 청원글이 소송 패소 때문이라고 암시했다.
윤정희 부부와 23년간 알고 지냈다는 A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올라와 있으니까 (백건우가) 너무 황당하고 당황해했다. 어제 통화했는데 잠을 전혀 못 주무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불 문화예술 교류단체 '한국의 메아리' 이미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윤정희는 남편과 딸, 손주와 함께 너무 행복하고 평안하게 잘살고 있다"며 "최근 2~3년 사이에 상태가 악화해 요양원보다는 딸이 사는 같은 아파트 옆 동으로 이사하고, 전문 간병인을 두고 딸이 직접 돌보기로 한 것"이라는 글을 적었다.
1944년생인 윤정희는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 1960년대 문희, 남정임 등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1976년 피아노연주가 백건우와 결혼했고,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인 딸 백진희 양을 낳았다.
윤정희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로 알츠하이머 환자 역을 맡았고, 백상예술대상 연기상,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 올해의여성영화인상, LA영화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고,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하지만 10여년 전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화됐고, 남편 백건우가 프랑스에서 윤정희와 함께 생활하며 투병 생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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