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우체국 집배원 3명, 초기 진화로 큰 피해 막아
재개발지역 불나자 소화기 싣고 달려간 '소방 집배원들'
우편 배달을 마치고 복귀하던 집배원들이 고지대 주택 밀집 지역에서 난 불을 진압해 큰 피해를 막았다.

4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속초우체국 박동선(42), 이봉용(45), 박태희(51) 집배원은 지난 2일 오후 4시 46분께 우편 배달을 끝마치고 우체국 주차장에 도착했다.

무언가 타는 냄새를 맡은 이들은 우체국 뒤편 고지대에서 연기를 목격, 곧장 오토바이를 몰아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세 사람은 곧장 인근에 비상 소화 장치함에서 호스를 꺼내 소화전에 연결해 진화에 나섰다.

비상 소화 장치함이 설치된 곳은 이들이 평소 우편 업무로 자주 다니던 도로로 집배원들은 자연스레 소화장치를 사용했다.

박태희 집배원은 짧은 순간에도 출발 전 우체국 소화기를 오토바이에 싣는 기지를 발휘해 불을 끔과 동시에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재개발지역 불나자 소화기 싣고 달려간 '소방 집배원들'
이날 불이 난 곳은 재개발이 예정된 고지대 주택 밀집 지역으로 소방차량 접근이 불가능했다.

초기 진화에 실패 시 큰불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집배원들 덕에 다친 사람은 없었다.

소방당국은 영랑119안전센터를 필두로 1시간 10분 만에 불을 껐다.

이 불로 주택 1채가 모두 탔고, 1채는 절반가량 탔으며, 소방 추산 1천200여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김충식 소방본부장은 "비상 소화장치를 이용한 화재진압은 프로에 가까운 솜씨로 '소방 집배원'이라 불러도 손색없다"며 "이웃을 위해 기꺼이 위험한 현장에 앞장선 집배원들의 용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원소방은 세 사람에게 도지사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

재개발지역 불나자 소화기 싣고 달려간 '소방 집배원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