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비현실 넘나드는 공간…이쿠 하라다 개인전
화이트큐브 한쪽 면을 가득 채운 대형 회화 속에 또 하나의 화이트큐브가 있다.

그림 속 공간 흰 벽에는 그림이 여러 점 걸렸고, 그 앞으로 전시된 조각들이 보인다.

가상의 화이트큐브에 전시된 작품이 하나하나 현실로 빠져나온 듯 갤러리에는 그림 속 작품이 실물로 놓여 있다.

평면 작품이 3차원에 펼쳐지며 그림과 실제 공간의 경계가 흐려진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 BHAK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 작가 이쿠 하라다 개인전 'Within Without' 전경이다.

1982년생 젊은 작가인 이쿠 하라다는 모호한 경계를 사이에 두고 공존하는 두 세계를 다채로운 회화와 조각 작업으로 연결한다.

작가는 먼저 현실에서 마주하는 일상적 풍경과 공간을 가상현실(VR)에 재현한다.

가상 공간의 울창한 자연 속에 건물을 짓고 작품을 전시하는 등 또 다른 세계를 만든다.

만들어낸 공간이지만 빛과 그림자를 구현해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이후 그 공간을 캔버스에 옮기고 조각을 만들어 현실 공간으로 옮긴다.

갤러리에서는 여러 차원의 공간의 형태가 중첩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12월 강남구 청담동에서 현 위치로 이전하면서 박영덕화랑에서 이름을 바꾼 BHAK가 여는 첫 개인전이다.

BHAK는 27년간 박영덕화랑을 운영해온 박영덕 대표의 아들 박종혁 대표가 이끈다.

박영덕화랑은 1990년대부터 일찌감치 미국 시카고·마이애미, 프랑스 피악(FIAC), 독일 쾰른 등 해외 주요 아트페어에 참가하며 국내 작가들의 국제무대 진출에 앞장섰다.

박종혁 BHAK 대표는 "새 공간에서 신진 작가와 원로 작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에서는 처음인 이쿠 하라다 개인전은 일본 아트 프런트 갤러리와 함께 개최한다.

BHAK는 이번 개인전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갤러리와 협업해 다양한 전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시는 이달 23일까지.
현실과 비현실 넘나드는 공간…이쿠 하라다 개인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