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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辛丑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 인근에서 구름 깔린 수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던 윤모(47)씨는 잠시 눈을 감고 기도했다.
매해 첫날 비는 소원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지금은 이 기도가 더욱 간절했다.
이날 새벽부터 강원 동해안 일출 명소인 경포, 속초, 낙산 등 주요 해변 인근 도로는 일출을 기다리는 관광객 차량이 점거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강릉 경포해변 도로는 캠핑카 속 차박으로 밤을 새운 관광객들이 많았고 속초 청호동 해안도로는 약 1㎞ 구간에 차량 200여 대가 넘게 몰렸다.
동해안 7번 국도 양양 정암리∼물치해변 2㎞ 구간 갓길도 해맞이객 차량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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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각 시군이 해변 출입을 막아 해맞이객들은 통제선 밖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수평선의 구름 위로 힘차게 솟는 해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해 다짐과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시군 관계자들은 해맞이객들의 거리두기 유지를 안내했지만, 곳곳에서는 가족·지인 등이 삼삼오오 밀집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예년 같으면 해맞이객으로 붐볐을 백사장은 텅 비어 코로나19 여파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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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의식한 탓인지 조금씩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지만, 이따금씩 다닥다닥 붙은 이들도 있었다.
해돋이가 보이는 주변 언덕에 자리 잡은 사람들과 차 안에서 해돋이를 감상한 이들까지 합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몰렸다.
서울에서 온 관광객은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낙산으로 와서 차 안에서 밤을 새우고 일출을 봤다"며 "지난해 너무 힘들었는데 새해에는 코로나19도 종식되고 모든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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