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 등 추측만 무성…경찰 "부패 심해 돌연사 가능성만"
지난 9월 경남 창원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돼 주변을 안타깝게 한 모녀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가 경찰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밝혀지지 못했다.

마산동부경찰서는 엄마 A(52)씨와 딸 B(22)씨에 대해 사인 미상으로 내사 종결한다고 1일 밝혔다.

이들 모녀는 지난 9월 5일 오전 11시 3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모녀는 방 한가운데 반듯하게 나란히 누워 있었으며 부패 정도로 봤을 때 당시로부터 약 20일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부검 결과 신체에 외상 흔적이 없고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아 타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또 유서나 도구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극단적 선택 가능성도 적다고 판단했다.

모녀의 미스터리한 죽음에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으면 그대로 수사 종결하는 일반 변사사건과 달리 직접적인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

타살도, 극단적 선택도 아닌 상황에서 아사한 게 아니냐는 등 모녀의 죽음을 둘러싼 갖가지 추측만 무성한 상황에서 시민사회의 관심도 커 자칫 잘못하면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례적인 경우였지만 그만큼 모녀의 사망 원인을 밝혀내야겠다는 경찰의 의지도 컸다.

경찰은 주변 탐문은 물론 인근 폐쇄회로(CC)TV 확인, 경제적 상태 등 다방면으로 살아생전 행적을 추적했으나 사인을 확인할 만한 단서는 결국 찾지 못했다.

집 안에서 20㎏ 쌀 15포대가 발견됐으며 냉장고 속에도 반찬류가 있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일각에서 제기된 아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재확인됐다.

매월 30만 원씩 보조금이 나오고, 통장에도 수백만 원이 있어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적 선택을 할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극단적 선택도, 타살도 아닌 상황에서 경찰은 모녀가 모종의 이유로 돌연사했을 가능성이 제일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저도 사망 선후관계나 원인 등이 불명이라 그저 추정에 그칠 뿐이다.

결국 3개월 가까이 진행된 경찰 재조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그대로 마무리됐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 부패가 심해 위 내 음식물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극단적 선택도 타살도 아닌 상황에서 돌연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명쾌하게 사망 원인을 밝히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