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0.4초에 한 명꼴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생존 가능성이 높은 환자만 치료하는 ‘의료 배급’도 논의되기 시작했다.

22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1일 기준 1800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32만 명에 육박했다. 이달 들어선 확진자가 나흘에서 닷새 간격으로 100만 명씩 늘고 있어 연내 2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주 미국에서 하루 평균 21만7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이는 0.4초마다 새로운 감염자가 나왔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누적 환자가 193만3000여 명에 달해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다. 캘리포니아주 전체 병원의 중환자실 입원율은 포화 수준인 98%에 도달했고 의료 붕괴 현상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환자를 분산 수용하기 위해 주 전역에 임시 야전병원이 설치되고 있지만,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선 ‘의료 배급’이 검토되기 시작했다. 의료 배급은 병원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생존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해 집중 치료하는 것을 뜻한다.

코로나19 변종이 발견된 영국에선 22일 사상 최다 확진자(3만6804명)가 발생했다. 사망자(691명)도 한 달여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70% 강한 변종이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새해부터 잉글랜드 전역이 3차 봉쇄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 변종 공포는 인근 유럽으로도 확산 중이다. 유럽에선 누적 사망자(50만2293명)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유럽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지난 2월 이후 25만 명이 될 때까지는 8개월이 걸렸지만, 50만 명이 되는 데는 겨우 60일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중 약 30%가 유럽에서 나왔다.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들은 변종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큐어백 등 최소 4개 글로벌 제약사가 변종에 대한 자사 백신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우구르 사힌 독일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백신은 1270개 이상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는데 변종에서는 이 중 9개만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