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배당성향 15~25% 사이에서 조율 중"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된 송년간담회에서 금융감독체계가 왜 변화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 원장은 "현재 감독 구조는 이원화된 상황으로 감독의 정책(금융위원회)과 집행(금감원) 사이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며 "이번 사모펀드 사태 때도 결과적으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 보니 감독의 비효율,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모펀드 사태 등 일련의 사건으로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금융에 대한 신뢰를 잃어간다"며 "감독하는 입장에서 금융사들을 제재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금융산업을 발전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 윤 원장은 금융사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원장은 "분쟁조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결국 소송으로 가야하는데 소비자는 금융사에 비해 정보나 소송비용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열위에 있다"며 "이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맞춰보자는 노력이 편면적 구속력이라는 아이디어에 담겨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호주 일본 독일 등에서 편면적 구속력이 인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다보니 법원 판례가 뒤집히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다고 했다. 최근 삼성생명 암보험과 키코(KIKO) 이슈다.
윤 원장은 "삼성생명의 대법원 판례는 특정인의 특정한 케이스라고 보는 게 맞다"며 "판례에서는 주치의 소견 등 객관적 방증을 제시하고 보험금 지급 거절한 건은 보험업법 위반이 아니라 저희들이 그건 예외라고 보고, 저희들이 계속 권고했던 기본 케이스들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키코에 대해서도 "2013년 9월 대법원이 키코 관련 계약의 불공정성과 사기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금감원에서도 받아들이는 부분"이라며 "다만 당시 불완전판매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금감원은 이를 토대로 당시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쟁조정위원회를 진행할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은행들의 배당 자제와 관련해서는 배당성향을 15~25% 사이에서 조율 중이라고 했다.
윤 원장은 "금융사들과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데, 배당성향은 15~25% 사이의 범위에서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며 "배당 자제를 요구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는 배당 자체가 기업가치 하락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내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배당 여력이 있는 자금을 내부에 가지고 있는다면 추후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지만 배당을 한다면 그러지 못한다"며 "우선 가지고 있다가 향후에 필요가 없다면 그 때 배당으로 얼마든지 지급할 수 있다"고 했다.
"주식투자,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최근 급등한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저금리로 대변되는 완화적 통화정책과 재정확대정책, 즉 과도하게 돈이 풀린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부진과 과일유동성을 보연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다.그러면서 "주식투자는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며 "금감원은 주식시장과 관련한 잠재적 요인을 분석하고 모니터링 하는 일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 짚었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금융시스템을 안정화시키고 싶다고 했다. 윤 원장은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스템이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는데 복원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뿐만 아니라 그간 강조했던 소비자 보호 강화, 디지털라이제이션(디지털화) 등도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조직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결정된 내용이 없다면서도 "최근 내부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개편 요구가 있었다"며 "사모펀드 전수조사 전담조직 상시화, 특사경 확대, 소비자민원 처리를 위한 조직 강화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금감원은 권역별 체계, 즉 은행 자본시장 보험 비은행 등으로 나눠져 감독이 이뤄지는데 장기적으로는 기능별로 체계를 바꿔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만 간단한 작업이 아니라서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