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란 강호 페르세폴리스 상대로 8년 만의 대회 우승 도전
'2인자' 꼬리표 떼고 두둑한 상금·클럽월드컵 출전 기회 등 거머쥐나

ACL 결승 울산, 한 고개만 넘으면 '부와 명예' 한 손에
8년 만의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울산 현대가 이제 마지막 한 고개만 남겨놨다.

울산은 19일 오후 9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을 치른다.

최근 네 시즌 연속 이란 프로축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강호 페르세폴리스와 단판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울산은 대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2012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아시아 프로축구 챔피언이 된다.

울산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울산은 이번 대회 9경기에서 21골 6실점을 기록하며 참가팀 중 유일하게 무패(8승 1무)로 결승에 진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 여파로 중립지역 카타르에 모여 대회를 재개한 뒤 처음 치른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조별리그 2차전부터 연장 혈투 끝에 승리한 빗셀 고베(일본)와 4강전까지 8연승 행진을 벌였다.

승리한 8경기에서는 모두 두 골 이상 넣었다.

이 대회 역사상 7경기 연속 다득점은 울산이 처음이었다.

페르세폴리스와의 결승전은 울산에는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명예를 되찾을 중대한 일전이다.

울산은 김도훈 감독 부임 첫해인 2017년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구단 사상 처음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K리그1(2019, 2020년)과 FA컵(2018, 2020년)에서 두 차례씩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처럼 보이지만 최근 수년간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리그 정상급 팀을 꾸린 울산이라면 기대에 못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정규리그에서 전북 현대에 막판 역전 우승을 허용하고, 올해 FA컵에서도 결승에서 전북에 져 우승컵을 내줘 상처가 더 컸다.

ACL 결승 울산, 한 고개만 넘으면 '부와 명예' 한 손에
하지만 아시아 최고 권위의 클럽축구 대항전인 ACL에서 왕좌에 오른다면 그동안의 설움은 한 방에 날릴 수 있다.

K리그의 자존심도 울산이 되찾아올 수 있다.

ACL에서 K리그 팀이 정상을 점령한 것은 2016년 전북 현대가 마지막이다.

이후 대회 결승에 오른 K리그 팀조차 4년 만인 올해 울산이 처음이다.

명예뿐이 아니다.

주머니도 두둑해진다.

ACL 우승 상금은 400만달러(약 44억원)다.

울산은 결승 진출만으로 이미 준우승 상금 200만달러(약 22억원)를 확보했다.

AFC가 대회 우승·준우승 상금의 5%를 'AFC 드림 아시아 재단'의 활동에 쓸 기금으로 적립한다고 해도 울산은 이미 올해 정규리그와 FA컵 준우승으로 받은 상금을 훌쩍 뛰어넘는 가욋돈을 챙길 수 있게 됐다.

K리그1 상금은 우승 5억원, 준우승 2억원이고 FA컵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이다.

ACL에서는 상금뿐만 아니라 조별리그에서 경기당 승리 시 5만달러, 무승부 시 1만 달러의 성적 보너스를 지급하고 이후 16강 10만달러, 8강 15만달러 4강 25만달러의 출전 수당도 얹어준다.

조별리그에서 5승 1무(26만달러)를 거둔 울산은 준우승 상금의 5%를 떼도 현재까지 최소 266만달러(약 29억원)을 챙길 수 있게 된 셈이다.

ACL 결승 울산, 한 고개만 넘으면 '부와 명예' 한 손에
페르세폴리스만 꺾으면 우승 상금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참가 자격이 주어지면서 수입은 훨씬 더 늘어난다.

FIFA 클럽 월드컵은 해마다 6개 대륙 클럽대항전 챔피언과 개최국 리그 우승팀이 한데 모여 세계 최강 프로축구팀을 가리는 대회다.

카타르에서 열릴 예정인 올해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2021년 2월 1∼11일로 미뤄졌다.

리버풀(잉글랜드)이 창단 이후 처음 정상을 차지한 지난해 클럽 월드컵의 우승 상금은 500만달러, 준우승 상금은 400만달러였다.

3위부터 7위까지도 각각 250만달러, 200만달러, 150만달러, 100만달러, 50만달러를 받는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먼저 개최국 리그 우승팀과 오세아니아 챔피언 간 1라운드를 벌이고 나서인 2라운드부터 치르게 돼 대회 참가만으로도 최소 6위, 즉 100만달러는 손에 넣게 된다.

아울러 클럽 월드컵은 세계 축구 팬 앞에 구단 및 선수의 이름과 가치를 드러내 보일 무대라는 점에서 참가팀에는 더욱 가치가 있는 대회다.

울산은 올해 국내에서는 두 번의 준우승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런 울산이 ACL에서는 '반전 드라마'로 명예와 부를 한 손에 넣은 채 2020년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