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면서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한다고 밝힌 가운데 정치권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여권은 추미애 장관을 향한 응원 메시지를 쏟아낸 반면 야권에선 "법치주의의 수치"라며 성토했다.

여권 "매우 심각하게 보여진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오후 6시경 추미애 장관의 브리핑 직후 권혁기 비서실장을 통해 "법무부 감찰 결과는 매우 심각하게 보여진다.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위 결정을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페이스북에 "뛰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는 정말 놀라운 브리핑!"이라며 추미애 장관 브리핑 내용 전문을 공유했다.

추미애 장관은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그동안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 진행했다. 그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총장에 대해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사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 사찰 사실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측근 비호 위한 감찰 방해 및 수사 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사실 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4일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결과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직무배제 방침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4일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결과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직무배제 방침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민주주의 최악의 수치로 기록할 것"

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법무(法無)장관의 무법(無法) 전횡에 대통령이 직접 뜻을 밝혀야 한다. 검찰총장의 권력 부정비리 수사를 법무장관이 직권남용 월권 무법으로 가로막는 것이 정녕 대통령의 뜻인지 확실히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인 권영세 의원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다"며 "만일 이런 터무니없는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대통령이 여전히 손놓고 있다면 그것은 둘 중 하나, 대통령이기를 아예 포기한 한심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이 모든 상황을 배후조종한 아주 음흉한 독재자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역시 검사 출신으로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설마 했는데 서울중앙지검이 윤석열 총장의 장모를 기소하는 것에 맞춰 추미애 장관이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명령을 했다. 정말 경악스러운 일"이라며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진짜 징계청구의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주요 사건 수사에서 정부의 뜻과 다르게 행동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총장으로 위엄과 신망을 손상시켰다는 구절에선 절로 실소가 나왔다"며 "이런 식이라면 댓글 수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엉뚱한 이유를 들어 채동욱 검찰총장을 사퇴하게 만든 이명박 정부와 뭐가 다른가"라고 주장했다.

'조국 흑서' 저자이기도 한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역사는 오늘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최악의 수치로 기록할 것"이라고 적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