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2개·전남 1개뿐…정부 "중환자 전담병상 확보 방안 검토" 전문가들 "일부 현장에선 중환자 병상 벌써 부족"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 속에 중환자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병상 부족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아직은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중환자 병상이 곧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전국 543개 중환자 병상 중 21.9%인 119개 중환자 병상이 남았다.
전체 중환자 병상 중 78%가 가동 중이다.
남아있는 병상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21개, 경기 10개, 인천 15개, 광주 5개, 강원 2개, 전남 1개 등이다.
강원, 전남 등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특히 가파른 지역의 중증 환자 병상이 부족한 상황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연령대에 따라 편차는 있으나 전체 코로나19 환자의 3% 정도가 중환자로 발전하고 이들의 평균 입원기간은 25일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0명씩 발생할 때 이 중 중환자 비율이 3%(9명)라고 가정하면, 현재 확보된 중환자 병상 119개로는 약 2주 정도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 중대본 설명이다.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이후인 지난 9월 1일(일 신규 확진자 235명)에는 사용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이 43개였으나, 중증환자 전담치료 병상이 지정되고 신규 확진자도 100명대로 줄어든 같은 달 30일에는 사용가능 병상이 106개였다.
정부는 현재까지는 병상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도 추가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환자병상관리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직은 (중환자 병상에) 큰 문제가 없는데 그동안 50명대에서 정체현상을 보이던 중환자 수가 어제, 오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중환자 전담 병상을 더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확산세가 거센 강원 지역의 중환자 병상이 2개로 부족해 강원대병원에 중환자 전담병상 4개를 추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반장은 "강원 인근 지역인 서울·경기와 공동으로 수도권 공동병상 활용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 여유가 있다는 정부의 설명과 현장의 병상 수에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거세지면 중증 환자 병상이 모자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장 이번 주말부터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주말 되면 환자가 기다리기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 병원에 코로나19 환자가 차 있어서 새 환자를 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려 했는데, 다른 병원도 못 받았다.
이미 중증 환자 이송 체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파악하기에 중환자 병상이 아직 여력 있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과는 차이가 있다"며 "수도권 중에서도 경기도는 가용 가능한 중환자실이 상당 부분 차 있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이어 "환자 발생 후 일정 비율이 발병 1주일∼열흘 시점에 중환자로 이행되리라 생각하면,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 7∼10일이 지났을 때 중환자 병상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원석 교수는 중증 환자 수가 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방역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증으로 진행되기 쉬운 고령자와 고위험군이 몰린 요양 시설이나 병원 내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며 "환자가 많아져도 중증 환자가 늘지 않는다면 상대적 성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