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공동조사 합의문 작성 안 되면 공동조사 계획 철회"
대저대교 환경영향 재조사 놓고 두고 부산시·환경단체 또 갈등
부실과 거짓 작성으로 결론 난 부산 대저대교 건설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부산시와 환경단체가 지난 6월 올겨울 공동재조사에 합의했지만,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18일 부산시와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부산 사하구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낙동강환경유역청과, 부산시, 환경단체는 대저대교 건설 예정지 환경영향도 조사를 진행하기 위한 첫 회의를 했다.

하지만 이 회의는 공동 조사에 대한 논의 보다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에 가까웠다.

환경단체는 시가 지난달 서낙동강 부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다시 신청해 분리 착공을 시도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박중록 낙동강하구살리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미 큰고니들이 모두 도착한 상황에서 공동조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킥오프 회의에 참석했다"며 "회의에서 11월 말까지 부산시와 낙동강유역청 시민행동 대표가 참석한 공동조사 합의문 작성과 서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동조사를 철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봄 환경영향평가가 거짓·부실로 판명 난 뒤 부산시와 환경단체는 공동 재조사에 서로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문 세부 내용 등에 이견을 보여 공식적인 합의문이 아직 작성되지 않은 상태다.

환경단체는 환경 영향도 공동 재조사를 거쳐 대저대교 건설이 천연기념물 서식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노선 변경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공동재조사에 앞서 지난달 서낙동강 부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해 분리 착공을 시도하고 있다.

부산시는 환경영향평가 협의와 도로구역 결정을 거쳐 다음 달 우선 서낙동강 부분부터 착공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저대교는 사상구 삼락동과 강서구 식만동을 연결하는 9.24㎞ 4차선 도로다.

부산시는 서부산 교통난 해소를 위해 더는 사업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고 환경단체는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은 이와 관련해 20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