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앞세워 연말 ‘싹쓸이 수주’에 나섰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조선산업의 효자 노릇을 해왔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그 자리를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이 메우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7일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30만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10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규모는 9857억원에 달한다. 이들 선박은 현대중공업(7척)과 현대삼호중공업(3척)에서 건조해 2023년 8월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수에즈막스급(약 15만t급) 원유운반선 3척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규모는 1946억원이며 2023년 1월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로써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초대형 원유운반선 30척 가운데 70%인 21척을 따냈다. 최근 초대형 원유운반선 발주가 부쩍 늘어난 것은 정유·화학 산업의 회복 기대감이 커진 것과 관계가 깊다.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컨테이너선 발주가 속속 재개되고 있는 점도 조선업계에 긍정적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