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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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올 상반기에 이어 또 희망퇴직을 받는다.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관련 몸집을 줄이는 동시에 차세대 성장동력인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위로금 지급 등을 보상으로 내걸고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문의 및 권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간 중국발 저가물량공세에 고전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연내 철수하고 QD 디스플레이로 사업을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후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를 실행했다. 대형 LCD 사업부 직원을 중소형사업부와 QD 부문으로 전환 배치했고, 지난 5월엔 일부 직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전사 직원을 대상으로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로의 전환 배치도 진행했다.

일각에선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희망퇴직은 업황 악화에 따른 전반적인 사업 부진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4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직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다. 삼성전자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주력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패널 점유율은 3분기 39.6%(회사 추정치)로 상반기(41.3%) 대비 1.7%포인트 감소했다.

2018년 47.6%, 지난해 43.6%에 달했던 스마트폰 패널 점유율이 이번에 처음으로 30%대로 추락한 것이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이 맞물리면서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LCD 패널 생산 중단을 선언한 올해부터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시장 점유율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계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초 올해까지만 LCD 패널을 생산하고 내년부터는 관련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올 4분기는 애플의 아이폰12 출시 효과로 영업이익 흑자가 점쳐지지만, 올해 사업이 전반적으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회사 안팎에선 희망퇴직 실시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이 올해도 '제로'(0%)로 지급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간 실적 목표를 달성했을 때 지급되는 성과급인 OPI는 전년도 사업부 실적으로 기준으로 초과이익의 20% 한도에서 매년 1월 말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상시 운영되는 제도"라며 "인위적인 대규모 인력감축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