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룩` 완성한 G70…이제는 제네시스 색깔 찾을 때 [궁금타]
`더 뉴 G70`의 실제 앞모습을 처음 본 시간대는 늦은 오후였다. 날이 어둑해지기도 했겠다 쿼드 헤드램프에서 나오는 두 줄 LED 주간 주행 등이 켜진 상태여서 그랬는지 G80과 착각할 정도로 앞모습이 매우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분 변경임에도 앞모습은 패밀리 룩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한 듯 보였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제네시스 엠블럼을 본뜬 모습으로 마치 방패 모양과 같아 `크레스트 그릴`이라고 제네시스 측은 설명한 바 있다. 뒷모습도 패밀리 룩을 완성하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테일램프 역시 두 줄 라인을 완성했다. 하지만 구형 G70의 테일램프 형태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두 줄 가운데는 판으로 덧댄듯한 흔적이 보였다. 또 LED 램프가 트렁크 라인 안쪽까지 이어진 게 아니라 트렁크 라인에 맞춰 끊어지다보니 짤막하게 잘린 느낌도 들었다. 테일 게이트에 붙어있던 번호판이 범퍼 쪽으로 내려오면서 뒤태 느낌이 확 바뀐 점도 눈에 띄었다. 흡사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트렁크 가운데 부분에는 제네시스 영문 철자를 크게 새겨 넣으면서 심심함을 달랬다. ● 주행 느낌…벤츠 C 클래스와 `닮은 꼴`
더 뉴 G70 운전석에 오르자 가장 먼저 받은 느낌은 `시트 포지션이 상당히 낮다`는 것이었다. 말만 `스포츠 세단`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스포츠카 느낌처럼 바닥에 낮게 깔린 듯한 느낌은 또 아니었다. 대시보드 상단이나 계기판 위치 등 대부분 실내 디자인이 운전자의 눈 높이에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행 중 하드하게 느껴지는 서스펜션 세팅과 도심 주행 중에는 다 쏟아내기도 힘든 252마력이라는 넘치는 힘은 마치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를 모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더 뉴 G70은 `단단하면서도 야무진 차`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차였다. 실제 주행을 해보니 더 뉴 G70은 2040세대 운전자 가운데 가족 구성원이 많지 않고 주행 중 스포티한 감성을 느끼기 원하는 운전자들에게 잘 맞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4인 이상 가족이 있거나 많은 짐을 싣고 다녀야 하는 경우,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감을 느끼기 원하는 경우에는 다소 올 뉴 G70과 맞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기반 디스플레이는 디지털 클러스터로 돼 있다. 12.3인치라는 크기가 시인성에 도움을 줬지만 3D라는 점도 몰입감을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어설프지 않고 고급스러운 느낌과 함께 자연스러운 3D 세팅이 돋보였다. ● 스포츠 세단 DNA, `스포츠 플러스` 주행 모드 탑재…연비는 `아쉬워`
`더 뉴 G70`의 주행모드는 모두 5개이다.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은 전자식 변속 노브 옆에 위치해 있는데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커스텀 모드로 구성돼있다. 보통 현대기아차의 주행모드 중에는 스마트 모드가 있지만 제네시스는 컴포트 모드가 이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평소 현대차를 몰 때 연비와 도심 주행 성능을 최적화한 스마트 모드가 주행하기 가장 좋았다. 하지만 `더 뉴 제네시스` 주행에서는 스포츠 모드가 운전하기 가장 좋았다. 이유는 응답성이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다. 가속과 감속이 운전자의 반응에 가장 빠르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운전자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한 주행 모드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쉽게 말해 스포츠 모드에서 `차제 자세 제어` 기능이 `OFF`로 바뀐 상태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 기능이 꺼져도 자연스러운 코너링이 가능했다. 이유는 이 차량 구동 방식이 4륜 구동이기 때문이다. 굴곡진 북악 스카이웨이 길을 살짝 빠른 속도로 달릴 때에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 또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운전할 때에는 등받이가 운전자의 등을 쫙 잡아주기도 하면서 좌우로 심하게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해 주는 버킷 시트 역할을 해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했다. 다만 연비는 다소 아쉬웠다. 출력이 높다는 점과 4륜 구동 모델이라는 점 등이 연비를 개선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도심 주행 중 연비 7km/l 미만, 복합 연비 10km/l 내외의 연료 효율은 `조금은 더 향상시킬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 반자율주행 시스템 `수준급`…끼어들기 차량 인지능력은 `개선돼야`
현대차의 반자율 주행 시스템은 실제 사용자들로부터 사용하기 편하다는 평가를 듣곤 한다. 제네시스 역시 현대차의 반자율 주행 시스템 DNA를 고스란히 끌고 왔다. 스티어링 휠 안쪽으로 엄지손가락을 뻗을 수 있는 거리에 항속 유지 기능 버튼과 차선 이탈 방지 버튼, 속도 조절 버튼 등이 모두 위치해 있었다. 그만큼 조작이 자연스러웠다. 항속 주행이나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은 탁월했다. 다만 끼어들기 차량에 대한 인지 능력은 다소 불안했다. 실제 주행 중 옆 차선에서 끼어드는 차량이 있었지만 이 차량이 절반 넘게 들어온 상황에서도 앞차로 인식하지 못하고 속도를 높이는 일이 발생해 결국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렸다. 긴 터널 구간을 주행할 때에도 살짝 불안함을 느꼈다. 한참 주행 중 50여 미터 앞에 차량들이 갑자기 정차해 있는 정체 구간을 맞닥뜨리게 됐는데 꽤나 가까워질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고 항속 주행을 했다. 차량이 이런 순간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결국 이번에도 직접 브레이크를 밟아 멈췄었다. 시스템의 결함은 아니지만 개선의 여지는 있어 보였다. ● `독 3사` 따라온 제네시스…이제는 나만의 색깔 찾아야 할 때
현대차가 만든 럭셔리 브랜드가 점차 패밀리 룩을 완성해 가는 가운데 차량의 성능도 웬만한 수입차 못지않게 향상됐다. 기본 제원을 놓고 보면 같은 체급의 BMW 3시리즈나 아우디 A4, 벤츠 C 클래스 등 독일 3사와 비교해도 뒤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제는 사용자들에게 왜 제네시스를 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궁금타]란? 다양한 신차의 시승기를 포함해 미래 모빌리티를 직접 타보고 산업 트렌드를 분석해보는 코너입니다.
송민화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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