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전세난이 심각해진 것에 대해 여권은 세대분할·전 정권·저금리를 원인으로 꼽았다. 전세난이 여권이 강행한 임대차3법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3년 동안 뭐 하시다가 이제 와서 이 정부의 책임 있는 분들은 (전세난이)'세대분할이다, 전 정권 탓이다, 저금리 탓이다'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현 전세대란이 세대분할 효과가 크다는 데 동의하는지 물었다. 김현미 장관은 "요새 세대분할이 많이 일어났더라"고 답했다.

이에 김은혜 의원은 "세대분할은 지난 석 달 동안 갑자기 된거냐"며 김현미 장관을 질타했다. 김현미 장관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말라"며 맞섰다.

김은혜 의원은 "지금 서민들은 평생 피땀 흘려 빚을 내 겨우 집 한 채 장만했는데 감당할 수 없는 세금에 맞닥뜨리고 있고, 우리 어머니·아버지들은 은퇴하고 소득이 없는데도 집이 있다는 이유로 세금폭탄을 맞고 있다"며 "이 정부는 왜 국민이 세금폭탄을 맞아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고 일단 (세금폭탄을) 맞고 시작하라고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미 장관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전세난이 임대차 3법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저금리 때문"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김현미 장관은 "임대차법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줄어서 시장에 나오는 공급물량이 줄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희도 인정한다"면서도 "그런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저희가 코로나를 겪으면서 기준금리가 0.5%로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은 "시중에 유동성이 굉장히 많이 몰리면서 전세 대출이 그 사이에 또 급증했다"며 "그러한 것들이 전체적으로 전셋값 상승에 결합되서 나타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금리 때문에 시장에 유동성이 과잉이라 전세대출이 다른 해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고 부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저금리 상황에서도 임대료가 하락한 미국 맨해튼과 캐나다 토론토의 예를 들어 반박하자 김현미 장관은 "그 나라들은 증시 버블로 나타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넘쳐나는 유동성이 어느 시장으로 가느냐는 나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했다.

김현미 장관은 지난 6월에는 "저희(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물려받았을 때가 전 정부에서 모든 부동산 관련 규제들이 다 풀어진 상태에서 받았기 때문에 자금이 부동산에 다 몰리는 시점이었다"고 집값 폭등 책임을 전 정부로 돌린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였던 이유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 때 만든 규제 때문"이라며 "종합부동산세 외에 바뀌지 않고 규제가 지속했던 게 시장에 주는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현미) 장관은 3년 동안 집값을 잡지 못하고, 아직도 구치소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고 잠꼬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헌동 본부장은 "집값 폭등은 김현미를 최장수 장관으로 만든 문재인 대통령 탓"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현미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임기를 시작해 지난 9월 22일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 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