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줄줄이 법정행…부정적 여론 속 구속재판 부담감 클 듯
회계책임자 처벌수위 주목…벌금 300만원 넘으면 의원직 상실

21대 국회 첫 구속의 불명예를 쓴 더불어민주당 정정순(청주 상당) 의원은 영어의 몸으로 치열한 법정 싸움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측근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진 상태에서 자신 역시 구속 상태로 법정에 서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것이다.

21대 국회 첫 구속 불명예 정정순…힘겨운 법정싸움 예고
청주지법 김양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정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이 일단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향후 정 의원의 힘겨운 법정 싸움이 예상된다.

검찰은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해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정 의원은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그를 둘러싼 각종 부정의혹은 4·15 총선 당시 선거캠프 회계책임자였던 A씨가 지난 6월 11일 그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촉발됐다.

A씨는 정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다수의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며 관련 내용이 담긴 회계장부와 휴대전화 녹취록 등 관련 자료를 통째로 검찰에 넘겼다.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주시의원 등의 돈이 정 의원 측에 흘러 들어간 정황과 자원봉사센터 회원정보를 선거에 이용한 혐의 등이 추가로 드러났다.

A씨를 포함해 정 의원 사건에 연루된 선거캠프 관계자, 시의원 등 7명은 이미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개시를 앞두고 있다.

정 의원 역시 지난달 15일 공시시효가 만료된 선거법 위반 혐의로는 이미 기소돼, 이달 18일 첫 재판이 예정돼 있다.

모든 의혹이 4·15 총선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추가 기소가 이뤄지면 관련 사건 전체가 하나로 병합돼 재판이 진행될 공산이 크다.

21대 국회 첫 구속 불명예 정정순…힘겨운 법정싸움 예고
당연히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찰과 혐의를 부인하는 정 의원 간 법정공방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정 의원은 불리한 상황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회계책임자 A씨의 처벌 수위도 걱정해야 한다.

그는 자신의 혐의가 유죄로 결정나더라도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면하면 국회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처벌을 감수하면서 정 의원을 고발한 A씨가 벌금 300만 원 이상 형을 받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선거법상 당선인의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가 징역형이나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을 경우 당선이 무효 처리된다.

A씨는 주변에 "1심에서 벌금 300만 원 이상이 나오면 항소를 포기하겠다"고 말할 정도도 정 의원에 대한 감정을 드러낸 만큼 그의 직위 유지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정 의원을 바라보는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그는 지난 8월 이후 8차례에 걸친 검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청구됐다.

이후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거쳐 최종 구속에 이르게 됐다.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뒤에 숨으려 한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피하려다 구속까지 된 모양새가 된 정 의원은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이어서 힘겨운 법정 싸움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