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월급 74만원…상당수 코로나로 어려움에 처해"
홍콩 37만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월급은
홍콩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살림과 육아, 노약자 돌봄을 전담한다.

주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출신 여성들로, 대부분 고향에 있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외화벌이 노동자'다.

홍콩에는 이런 가사도우미가 37만명 정도 일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월급이 사상 처음으로 5천홍콩달러(약 74만원)를 넘어섰다고 홍콩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홍콩 정부가 책정한 가사도우미의 법정 최저임금은 4천630홍콩달러(약 68만원)이다.

여기에 고용주가 음식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에는 별도로 1천121홍콩달러(약 16만5천원)를 식대로 받는다.

SCMP는 온라인 채용사이트 헬퍼초이스의 조사를 인용해 올해 가사도우미의 평균 월급이 5천12홍콩달러로 나타났으며, 이는 법정 최저임금보다 8% 많다고 전했다.

헬퍼초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신규 외국인 가사도우미 채용이 어려워지자, 일부 가사도우미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경기 악화로 많은 가사도우미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홍콩 정부는 경기 악화로 내년 가사도우미의 임금 인상은 없다고 발표했다.

홍콩 정부 자료에 따르면 가사도우미의 월급은 2018년에 2.5%, 2019년에 2.4% 각각 인상됐다.

외국인노동자 단체는 이 정도의 인상폭으로는 홍콩의 비싼 물가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가사도우미의 고향인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상황도 안 좋은 까닭에 고향으로 송금해야하는 홍콩 가사도우미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이들을 고용하는 집주인들의 사정도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회원 1천명인 '외국인 가사도우미 홍콩 고용주 연합'은 절반 정도의 회원이 코로나19에 따른 무급휴가가 길어지면서 더 이상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없게 됐으며, 일부는 가사도우미의 임금 10% 삭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모든 고용주가 부유한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는 노인과 장애인 돌봄을 위해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데, 이는 의료비 지출도 상당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