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국민카드)
(사진=KB국민카드)
KB금융그룹의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PAY)'가 다음달 베일을 벗는다. 간편결제 시장의 후발주자인 KB금융의 참전으로 금융권, 핀테크, 유통기업 간의 '페이 전쟁'은 2라운드에 접어들게 됐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의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는 다음달 15일 출시될 예정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선점한 페이 시장에 전통 금융사가 뛰어들어 실지(失地) 회복을 노리는 셈이다.

KB페이는 KB국민카드를 주축으로 은행, 보험, 증권 등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범용성을 갖춘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기존 'KB국민 앱카드'를 KB페이 앱(응용 프로그램)으로 업데이트해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다.

앱카드가 단순히 신용카드 정보를 모바일에 등록해 사용하는 수준이라면 KB페이에는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가 추가된다. 결제 수단 또한 신용·체크카드, 선물카드, 계좌, 포인트리, 상품권 등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앞으로 KB페이 안에서 전용 앱 또는 웹 브라우저를 통한 △결제 △포인트리 △상품권포인트 △국내송금 △해외송금 △환전 △제휴사 멤버십 등이 가능해진다.

이미 시장에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페이코, 쓱(SSG)페이, 스마일페이 등 빅테크 업체와 유통기업까지 참전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2강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유통기업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특히 내년에는 현금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에 더해 신용카드처럼 잔액이 없어도 후불결제가 가능해져 기존 금융권과 간편결제 서비스 간의 경쟁이 한층 과열될 전망이다.

KB페이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후발주자이긴 하나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오프라인 채널에서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KB국민카드가 보유한 266만여곳의 막대한 카드 가맹점 네트워크와 카드결제 인프라, 카드 빅데이터, 디지털 결제기술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앱 출시 초기에는 등록 가능한 결제 수단이 KB국민카드에 국한되겠지만 추후에는 다양한 사업자에게 시스템을 연동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KB금융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적인 구조로 가면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기존 앱카드가 실물카드 기반의 단순 결제 중심이었다면 KB페이는 결제와 관련된 편의성과 확장성을 넓히는 것"이라며 "결제 기능에 추가적으로 여러 금융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금융 관련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