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이야기·범죄심리의 재구성

▲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 서점 = 노명우 지음.
사회학자이자 대학교수인 저자가 동네 책방을 차린 후 2년간 난생처음 자영업자로서 겪은 좌충우돌 분투기다.

저자는 자기 부모의 삶을 주제로 한 책 인세와 강연료, 문학상의 상금을 합해 '부모님 세대의 한계를 뛰어넘고, 그 자녀 세대의 성과를 공유하고, 조카 세대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써야겠다고 결심하고 서울 연신내 골목에 동네 책방 '니은서점'을 연다.

그러나 자영업자로서의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차가운 현실 앞에서 책에 대해 다시금 사유해야 했던 성찰의 시간, 망하지 않으려 책 파는 기술을 연마해야 했던 배움의 시간을 지나 버티고 버텼더니 마침내 사람들이 서점에 모이기 시작한 감격의 시간이 왔다.

그렇게 두 해가 지나자 니은서점은 '오로지 책만 파는 서점', '베스트셀러 안 파는 서점', '인문·사회과학, 예술 분야 전문 서점', '북텐더가 있는 서점' 등 여러 별칭을 갖게 됐다.

특히 좋은 책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북텐더'는 니은서점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저자 자신도 명함에 박사나 교수가 아니라 '니은서점 마스터 북텐더'라는 직함만 표기한다.

저자는 니은서점의 숨은 자랑거리로 '니은띠지'를 꼽는다.

마스터 북텐더가 읽고 정말 다른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에 두르는 이 띠지에는 그 책을 추천하는 이유가 적혀있다.

현재 150여종인 니은띠지 두른 책이 1천종이 될 때까지 버티는 것이 저자의 목표라고 한다.

클. 272쪽. 1만5천원.
[신간]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 서점
▲ 별 이야기 = 앤서니 애브니 지음, 이영아 옮김.
별자리를 통해 세계 각 지역 사람들이 펼쳐온 상상의 세계와 종교, 문화, 기후와 자연환경 등을 살펴본다.

저자는 미국 콜게이트 대학의 천문학·인류학 교수이며 아메리카 원주민 연구의 권위자다.

오랫동안 고대 문화와 천문학을 함께 연구했으며 문화천문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책에 따르면 서양 별자리는 수메르문명에서 유래해 그리스를 거쳐 2세기에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48개로 정리됐다.

오늘날 국제천문연맹은 서양 별자리를 기준으로 표준 별자리 88개를 정했다.

그러나 비서구 문명권도 자신만의 별자리를 지니고 있었다.

우리 은하의 중심부를 보여주는 은하수는 체로키족에는 영혼의 길로 들어가는 입구이지만, 잉카족에는 하늘의 중심부를 흐르는 거대한 강이다.

별자리 이야기에는 지리에 따른 천체의 운행과 특징도 반영돼 있다.

북반구 고위도에서는 북극성이 정수리 바로 위에 높이 떠 있어 길잡이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북두칠성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적도 근처의 폴리네시아에서는 별들을 일직선으로 이어 별자리를 만들고 방향을 찾았다.

각 장의 첫머리에는 대표적인 설화의 내용을 담은 삽화를, 본문 중간에는 별의 위치와 별자리를 설명하는 도판을 실었다.

현암사. 256쪽. 1만6천원.
[신간]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 서점
▲ 범죄심리의 재구성 = 고준채 지음.
프로파일러로서 수많은 강력범죄 사건에 참여했던 저자가 세기의 범죄 사례를 통해 프로파일링 수사 기법이 도입된 배경을 설명하고 자신이 실제 사건 현장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영화나 드라마 속 프로파일러는 권총을 들고 범인과 몸싸움도 벌이지만 실제로 프로파일러가 범인을 검거하러 가는 일은 거의 없다.

프로파일러는 범인이 아니라 수사 서류 등 자료와 씨름하고 심리학을 바탕으로 피의자와 면담하는 것이 주 업무다.

저자는 2006년 12월 중순 수도권 도시에서 유흥업소 종업원이 실종되면서 시작된 '강호순 연쇄 살인 사건'에 투입돼 처음으로 프로파일러로서 강력사건 수사에 참여하게 된다.

저자가 소속된 경찰청 중앙행동분석팀은 '지리적 프로파일링 기법'과 범죄 패턴 이론 등을 적용해 4개의 사건에서 범인은 피해자를 차에 태워 39번 국도를 이용해 어디론가 이동하다가 비봉IC에서 방향을 바꾸었고 이때 피해자를 제압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수사본부에 제시했다.

수사본부 형사들은 수사 경험도 없는 젊은 프로파일러들의 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나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검거된 후 중앙행동분석팀의 가설이 모두 맞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일선 형사들도 프로파일링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다른. 240쪽. 1만5천원.
[신간]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 서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