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배재정 전 더불어민주당의원, 청년비서관에 김광진 정무비서관, 국정홍보비서관에 윤재관 부대변인을 내정하는 등 6명의 비서관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유일한 다주택자였던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이 떠나면서 청와대내 다주택 참모는 '0명'을 기록하게 됐다.
배재정 신임 정무비서관은 대표적인 '문재인 키즈'로 꼽힌다. 부산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15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문재인 상임고문이 시민사회 몫으로 추천해 국회에 입성했다. 2017년부터 2018년 사이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비서실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이 총리와 특별한 인연이 없었지만 청와대 쪽에서 추천해 발탁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에는 문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부산 사상구 지역위원장 자리를 물려받기도 했다.
국정홍보비서관에는 윤재관 부대변인이 승진 발탁됐다. 윤 비서관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2017년 부터 청와대에서 일하며 홍보기획비서관실, 민정수석실, 의전비서관실 등에서 일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초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탁월한 업무 성과를 보여줬고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신설된 청년비서관에는 김광진 정무비서관이 자리를 옮겼다. 강 대변인은 "비서관급 중 가장 젊고 의정 및 국정 경험이 풍부한 김광진 신임 청년비서관은 청년과의 소통․협력 추진 및 청년정책 조정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신설된 청년비서관의 적임자"라며 "청년기본법 시행 등에 맞춰 청년세대와의 활발한 소통․공감을 통해 청년세대에 필요한 정책을 적시에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비서관은 1981년생으로 올해 나이 39세다.
박진섭 신임 기후환경비서관은 한국외대 러시어과를 졸업하고 생태지평연구소 상임이사, 환경엽한 정책기획실장, 환경부 민관환경정책협의회 위원, 서울에너지공사 초대 사장 등을 지냈다. 환경단체와 에너지 관련 공사 근무 경험까지 두루 갖춘 균형감 있는 환경 전문가라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장용석 안보전략비서관은 참여정부 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행정관으로 일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국가정보원 북한정보분석국장을 역임했다. 안보전략비서관은 NSC 사무처장을 겸하는 국가안보실 1차장을 보좌해 NSC 회의를 준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평화기획비서관에는 노규덕 안보전략비서관이 자리를 옮겼다. 노 비서관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한 후 외무고시(21회)에 합격했다. 주미국대사관 참사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평화외교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강 대변인은 "외교부 대변인과 평화외교기획단장을 지낸 전문가로서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안보전략비서관 근무 경험을 토대로 관련 업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인사로 여 비서관이 물러나면서 청와대 다주택 참모는 0명을 기록하게 됐다. 한겨레신문 출신으로 지난 1월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한 여 비서관은 현재 거주 중인 서울 마포 아파트와 경기 과천 아파트 분양권을 갖고 있다. 전매 제한에 걸린 과천 분양권 대신 마포 아파트를 매매하려 했으나 부동산 규제 이후 매수세가 끊겨 최종 계약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부대변인 출신 참모들이 연거푸 승진 발탁되면서 부대변인 자리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가 31일 6명의 비서관급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윤재관 부대변인이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문재인 정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들어온 윤 신임비서관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을 거쳐 올초 부대변인에 선임됐다. 부대변인을 맡은 지 6개월여만에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승진한 것이다.윤 비서관이 맡았던 부대변인 전임자는 현 한정우 홍보기획비서관이다. 한 비서관 역시 부대변인을 맡아 언론을 담당했으며 지난 2월 청와대 춘추관장에 임명되면서 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이어 춘추관장을 맡은 지 3개월여만에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청와대 초대 부대변인은 고민정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부대변인을 맡아 대통령을 보좌해온 고 의원은 김의겸 전 대변인이 물러난 지난해초 '대통령의 입'에 전격 발탁돼 올해 총선 직전까지 1년여간 대변인직을 수행했다. 이후 광진구을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꺽고 국회에 입성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승진 발탁된 부대변인들이 모두 70년대생인 점도 공통점이다. 고 의원이 79년생으로 가장 젊고 이어 윤 국정홍보비서관이 73년, 한 홍보기획비서관이 71년생이다. 세 사람 모두 문 대통령의 후보시절때부터 캠프에서 보좌해온 '젊은 참모그룹'에 속한다. 청와대 부대변인 출신 3인이 모두 내부승진을 통해 비서관을 달고, 일부는 국회 진입에도 성공하면서 부대변인의 위상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초기부터 이번까지 3명의 부대변인이 연거푸 승진함에 따라 차기 부대변인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청와대 일각에선 외부 출신 부대변인 발탁설도 나온다. 청와대 부대변인은 통상 대변인을 보좌하거나 대통령 여사의 일정과 행사를 챙기는 '서브'역할이 주 업무다. 대변인 공석시에는 역할을 대행하지만 평소에는 물밑에서 언론과의 소통을 통해 국정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현 강민석 대변인 체제들어서는 윤재관 부대변인에게 보다 적극적 언론접촉과 공식 브리핑 등의 역할을 부여하며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강 대변인은 윤 부대변인의 승진배경에 대해 "문재인 정부 초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탁월한 업무 성과를 보여줬고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을 비판했던 부장검사가 사의를 밝히는 등 검찰의 정기 인사 발표 전후로 조직을 떠나는 검사가 잇따르고 있다. 인사에 대한 불만과 검찰 조직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점 등이 작용했다는 평가다.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우석 정읍지청장이 전날 인사발표 직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사의를 밝혔다. 이번에 성남지청 형사3부장으로 전보된 김 지청장은 최근 대검찰청 조직 규모를 줄이는 직제개편안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이재승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도 같은 날 사의를 밝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를 수사한 이 부장검사는 전날 ‘한직’인 수원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이번에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난 정순신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도 전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한직으로 밀려난 김세한 안양지청 형사2부장과 신승희 인천지검 형사2부장 등도 줄사표 행렬에 동참했다. 사표 규모는 주말을 거치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법무부가 지난 27일 인사안을 발표하기 전에도 이미 7명의 검사가 사표를 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軍)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한 김남우 서울동부지검 차장과 고(故) 노무현 대통령 수사에 참여한 바 있는 이건령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 등이 대표적이다. 동기들 내 ‘에이스’로 불린 이선욱 춘천지검 차장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지낸 김영기 광주지검 형사3부장 등도 검사복을 벗었다.‘특수통’으로 꼽히는 박길배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도 인사 직후 사직서를 냈다. 검찰 안팎에선 지난해 평년 수준(80명 내외)을 훌쩍 넘는 110여 명의 검사가 옷을 벗는 등 최근 조직을 떠나는 검사들이 많아지면서 검찰의 수사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