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 교회가 23일 현장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부산 경찰청 제공]
부산 한 교회가 23일 현장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부산 경찰청 제공]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부산시당 위원장)이 23일 정부의 대면 예배 금지 조치에 반발하며 예배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부산기독교총연합회(이하 부기총)에 "현장 예배 대신 온라인 예배를 권장하는 것은 종교 자유 탄압, 예배 탄압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기총의 예배 강행 방침은 헌법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예배의 형식만을 바꾸는 것이다. 예배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예배를 강행하면 예배에 사람들 모이는 것 뿐 아니라 사람들의 이동 과정, 예배 전후 신도들간의 수인사와 대화 등 접촉이 늘어날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 침투를 기도와 신앙만으로 막을수는 없다.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부산 교회들 그리고 목사님과 교인들의 건전한 상식과 양식을 믿는다"고 부연했다.

앞서 부산시는 21일 자정부터 비대면 방식의 정규 예배만 허용하고 대면 예배 및 소모임은 금지했다.

하지만 부산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는 22일 긴급회의를 열고 "소수의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로 전체 교회의 예배를 모이지 말라는 것은 정당성도 없고, 형편성에도 어긋나며 무엇보다 방역을 이유로 종교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한민국 헌법에 반하는 명령인 것"이라며 "23일 예정된 주일예배를 대면 예배(현장 예배)로 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부기총 소속 16개구군 기독교연합회 소속 교회 1800여곳에 공문으로 보내졌다.

실제로 23일 오전 부기총 임영문 회장이 목사로 있는 부산진구 평화교회에는 오전부터 일부 교인이 예배를 위해 모여들었다.

교회 측은 대면 예배에 참석한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20~30명가량 교인이 모여든 것으로 추정됐다.

출입문에는 공무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평화교회 외에도 일부 작은 교회 위주로 소규모 현장 예배가 진행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형 교회는 대부분 비대면 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일부 작은 규모 교회가 현장 예배를 하고 있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평화교회를 찾아 비공개로 임영문 목사와 40분가량 간담회를 가졌다.

임영문 목사는 "대한민국에 작은 교회에서 비대면 예배를 할 수 있는 교회는 10%도 안 된다"며 "예배라는 것은 우리의 생명인데 지금 행정명령은 종교자유를 명시한 헌법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처"라고 주장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임 목사와 만난 뒤 "집합제한 명령을 내린 상황에 관해서 설명해 드렸고 위기 상황에서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였다"며 "오늘 비대면 예배를 위반한 교회에 대해서는 집합 금지명령을 내리는 등 추가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